(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지난해 환헤지 만기를 장기구간으로 옮긴 보험사가 안도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환헤지 여건이 나빠진 탓이다. 특히 단기보다 장기구간에서 에셋스와프를 체결하기 더 힘든 것으로 평가된다.

3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1년 구간 외환(FX) 스와프포인트는 지난달 27일 마이너스(-) 13.60원에서 이달 2일 -18.30원으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6개월물은 -8.00원에서 -10.20원이 됐다.

3개월물은 -4.70원에서 -4.90원으로 떨어졌다. 1개월물은 -1.30원에서 -1.00원으로 올랐다. 초단기물인 오버나이트(O/N)는 -0.03원에서 -0.01원으로 상승했다.

CRS 금리 1년물은 -0.365%에서 -0.700%로 하락했다. 2년물은 -0.070%에서 -0.480%로 떨어졌다. 3년~5년물은 플러스에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전승지 삼성선물 애널리스트는 "최근 전반적으로 단기구간은 오르고 장기구간은 내렸다"며 "통화스와프 등이 단기 유동성에 도움이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장기구간에서는 비드가 안보이고 에셋물량이 있어 수급 불균형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달 31일 120억달러 규모의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의 통화스와프 자금을 활용한 외화대출 경쟁입찰을 실시했다. 120억 달러는 84일물 100억달러, 7일물 20억달러로 구성됐다.

실시 결과 응찰규모는 총 87억2천만달러이며 전액 낙찰됐다. 구체적으로 84일물 79억2천만 달러, 7일물 8억 달러다. 달러는 결제일인 2일 공급됐다.

은행의 한 스와프딜러는 "모든 구간에서 환헤지 여건이 악화됐다"며 "그 중에서 장기구간이 더 안 좋다. 단기구간에 정책성 비드와 통화스와프 물량 등이 있는 반면 장기구간에는 크레디트 라인 이슈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장참가자는 지난해 장기구간에서 환헤지를 한 보험사 상황이 그나마 낫다고 진단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환헤지 만기를 장기로 돌린 보험사가 증가했다"며 "지난해 금융당국이 비은행권 거시건전성 규제방안을 발표한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장기구간에서 환을 헤지한 보험사의 경우 만기가 돌아오려면 시간적 여유가 있다"며 "지금 환헤지 여건이 나쁜데 시간을 번 셈"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월 금융당국은 보험사가 장기채 위주로 외화증권에 투자하는데 환헤지를 할 때 대부분 1년 이하 외환(FX) 스와프를 이용한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외화채권과 환헤지 간 만기 차가 과도하면 보험사에 요구자본을 추가로 적립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차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조치다. 보험사 입장에서 요구자본을 더 쌓으면 지급여력(RBC) 비율이 하락해 불리하다.

보험사가 당분간 단기구간에서 환헤지를 하는 게 낫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상대적으로 단기구간 달러 유동성이 양호하기 때문에 보험사가 단기구간에서 환을 헤지하거나 롤오버하는 게 낫다"며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해지면 그때 장기구간에서 에셋을 내놓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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