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한국은행이 본격적인 유동성 공급에 나섰지만, 외화자금시장의 투자심리는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단기 자금시장에서 달러 경색 우려와 분기 말이 겹치며 급락하던 외환(FX) 스와프포인트는 유동성 공급과 분기 말 이슈 해소에도 하락세를 이어가며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나타냈다.

외화자금시장 참가자들은 3일 달러 유동성은 개선됐지만, 여전히 시장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못한 점을 투자 심리 약화의 이유로 꼽았다.

캐리 목적으로 비드가 나오려면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어야 하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시장이 언제든 돌아설 수 있다는 심리적 불안감이 크기 때문이다.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스왑호가 일별추이(화면번호 2132)에 따르면 전일 1년물 스와프포인트는 1.30원 하락한 마이너스(-) 18.30원을 나타냈다.

6개월물 스와프포인트도 전일 1.20원 하락한 -10.20원에 마감했고, 3개월물은 0.50원 하락, 1개월물은 0.10원 하락했다.

6개월 이상 장기구간 스와프포인트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이번 주 들어 한은의 달러 유동성 공급이 시작됐지만, 1년물 스와프포인트는 매일 하락세를 나타내며 지난 4거래일간 4.50원 하락했다.

달러 경색 우려가 심화하며 하루 7.00원 이상 급락세를 이어가던 2~3주 전보다 변동 폭이 크진 않지만, 여전히 얼어붙은 투자심리에 단기자금시장 딜러들도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 3개월 이하 단기구간에서는 유동성 공급 효과가 나타난 데다 당국의 정책성 비드도 들어오며 스와프포인트가 안정적인 모습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6개월 이상 장기구간에서는 비드 주체가 뚜렷하지 않은 가운데 에셋 스와프 물량 등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A 은행의 스와프 딜러는 "3개월 이내 스와프포인트는 유동성 공급에 안정적인 모습"이라며 "1년이나 6개월 등 장기구간은 조금씩 계속 밀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금 공급을 받았는데도 밀린다는 것은 아직 6개월 후 긍정적인 신호가 없으니 조심하는 분위기 같다"며 "스와프로 길게 롱을 가져가기 싫다는 것이다"고 전했다.

B 은행의 스와프 딜러도 "6개월 이상 장기구간에서 캐리 목적의 비드가 나오려면 앞으로 괜찮아질 것이라는 심리 회복이 있어야 하는데 미국 주식이 4% 이상 급등락을 반복하는 상황에서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기 어렵다"며 "한미 금리 차만 봐도 스와프포인트가 플러스(+)로 돌아서야 하는데 정반대로 가는 건 향후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시장이 다소 과도하게 위축돼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통상 자산운용사나 증권사의 회계연도가 3월 말에 끝나면서 플로우가 집중되는 경향이 있는데 올해는 평년과 비교할 때 눌림이 크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만, 그동안 시장 균형을 맞춰주던 역외 셀 앤 바이 수요가 줄어들면서 과거보다 스와프포인트 하락 폭이 크게 느껴졌다고 전했다.

C 은행의 스와프 딜러는 "전일 주식이 플러스로 반등했고 달러-원도 하락 전환하며 마감했는데 시장의 분위기와 스와프포인트는 전혀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며 "역외 비드가 과거와 달리 롤오버 되지 않아 낙폭이 큰 모습인데 그래도 이 정도는 과도한 반응 같다"고 말했다.

그는 "플로우 받은 물량을 급하게 처리하면서 한쪽으로 수급이 몰리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딜러들이 수급을 조절하면서 물량을 받아야 한다"며 "또한, 이런 상황에서 몇몇 외국계 은행은 커브를 누르는 모습도 보인다"고 전했다.

이들은 당분간 장기구간 스와프포인트를 중심으로 투자심리 약화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B 딜러는 "장기구간은 스프레드를 고려할 때도 매수가 들어오기에 매력적이지 않다"며 "코로나19 치료제 같은 큰 호재가 나오지 않는 한 긴 쪽은 회복속도가 더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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