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외 금융시장이 흔들리자 자산가들이 자산운용사를 회피하면서 자금 일부를 은행으로 돌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보수적인 투자환경에서 은행의 신뢰성이 아직 우위에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은행 금전신탁의 잔액은 280조5천86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중 3조7천506억원이 증가했다. 지난 2월(8천954억원)과 비교하면 증가액이 네 배 이상으로 뛰었다.





반면 자산운용사에서는 같은 기간 자금이 대거 빠져나갔다. 지난달 30일 기준 총 수신액이 667조5천496억원으로 한 달 새 21조7천319억원이 감소했다. 은행의 예금과 같은 역할을 하는 머니마켓펀드(MMF)에서만 14조8천억원가량이 유출됐다. 채권형펀드 6조원을 비롯해 주식형펀드 3조8천억원, 혼합형 5천700억원 등 사실상 주요 상품군에서는 모두 자금이 빠졌다.

은행은 지난달 저축성예금이 23조원 이상 늘어나는 등 원활한 수신상황을 보였다. 고객들의 유동자산이 자산운용사에서 은행으로 옮겨간 셈이다.

코로나19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과 자산가격 손실 우려 등이 커진 상황에서 은행으로 자금이 견조하게 유입되자 신뢰성에서 상대적인 우위를 보인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진단했다.

은행 관계자는 "자산관리(WM) 사업을 모든 은행이 중점사업으로 삼았고 은행 창구를 바로 찾아갈 수 있는 편리성과 시장에 대한 전문성 등이 고객들에게 신뢰를 줬을 것"이라며 "WM에 대한 문턱을 낮춰 소액자산가들도 위기 때는 은행에 맡겨본다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로 대면이 아닌 전화상담도 늘었다고 했다. 금융자산에 손실이 발생하면 단순알림에 그치지 않고 즉각적으로 재투자 여부를 물어보는 등 고객과의 소통도 개선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아무래도 은행의 대형화가 고객들에게 어필되는 점이 있었을 것"이라며 "대형 자산운용사에서는 자금 유출 현상이 심하지 않다"고 전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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