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채권시장 안정펀드의 자금 집행이 늦어지자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를 보유한 증권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3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전일 오후 만기를 보름가량 남긴 카드채는 민간평가사 고시금리(민평)보다 23.0bp 높은 수준에서 거래됐다. 내년 12월 만기인 캐피탈사 채권도 오버 15bp에서 거래가 이뤄졌다.

채안펀드의 여전채 매입이 늦어질 것이란 소식에 유통시장이 크게 흔들린 것이다.

A 증권사의 채권 운용역은 "채안펀드 집행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당황스럽다"며 "지금이라도 던져야 하나 고민이다"고 말했다.

증권사는 주가연계증권(ELS)에다 파생결합증권(DLS), 퇴직연금과 헤지펀드까지 부문별로 여전채를 상당 수준 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연합인포맥스가 자체 집계한 결과 증권사가 보유한 여전채 물량은 약 45조4천억 원에 달한다. 카드채는 15조5천210억 원, 기타금융채는 29조9천200억 원 규모다.

전체 여전채 발행 잔액(162조5천억 원)의 30%가량을 증권사가 책임진 셈이다.

ELS와 DLS 원금북은 대부분 자금을 크레디트물로 운용하는데 특히 여전채가 많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고, 거래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증권사의 ELS 발행 잔액은 49조 원, DLS는 15조 원에 달한다.

시장 변동성이 크고 물량 자체가 많은 탓에 지난달 말과 같이 '묻지마' 매도 장세가 재현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B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급한 곳은 대부분 이미 여전채를 손절했지만, 시장 안정 기대가 무산되면 급하게 물량이 쏟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채안펀드가 여전채 유통물 일부를 사서 크레딧 시장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다만 채안펀드의 조성 목적상 적절치 않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A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펀드가 산다는 얘기만 있어도 시장은 금방 안정된다"며 "발행자와 채안펀드간 협의가 어렵다면 당국이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 시장을 안정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hwr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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