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A "에너지 회사채 30% 디폴트 가능"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출렁이는 국제 원유시장에 투자자 관심이 쏠린 가운데 원유 산업 도미노가 무너지기 시작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CNN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간의 '저유가 전쟁'으로 배럴당 20달러대로 주저앉은 유가에 흔들리는 미국 원유 산업과 에너지업체 회사채 시장을 조명했다.

최근 셰일업계 유망주였던 화이팅석유가 파산보호 신청서를 제출하며 원유 산업 도미노 붕괴의 신호탄을 쏜 게 배경이다. 일각에서는 파산 신청이 올해 연달아 나올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국적 로펌 헤인즈앤분은 향후 1년 동안 미국 원유·가스 생산업체 100곳가량이 파산을 신청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2015년~2016년 유가가 배럴당 26달러로 붕괴했을 때와 비슷한 수준이다.

헤인즈앤분은 "이는 2010년 후반부터 2014년까지 급하게 레버리지를 크게 늘리고 빚을 많이 진 기업뿐 아니라 일부 건전한 기업에도 해당되는 얘기"라고 연이은 파산을 우려했다

헤인즈앤분은 "어떤 사업이든 제품 판매가가 하룻밤에 70% 추락하면 최선의 계획이 있는 업체일지라도 이겨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발 원유 수요 감소와 증산 경쟁으로 형성된 20달러대 유가는 미국 원유 업체가 손익분기점을 넘을 수 없는 가격이기 때문이다.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생산비용이 낮은 퍼미언 분지의 기업들도 배럴당 49달러는 돼야 수익을 낼 수 있다.

이 때문에 미국 에너지 기업 회사채 시장도 꽁꽁 얼어붙었다.

시장정보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지난 2월~3월 투기등급 에너지 기업은 회사채를 발행하지 못했다. 현금이 동난 원유 기업들이 차환해야 하는데 정크본드 시장이 굳게 닫혔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이처럼 수익을 내기 어려운 환경에서 많은 기업들이 문제에 빠질 것"이라며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맞는 하이일드(고위험) 에너지 회사채가 30%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국제신용평가사 S&P에 따르면 원유 업종의 채권 금리와 미 국채 금리 스프레드는 올 초 이후 11%포인트 벌어졌다. 금리 차가 세 배 이상 커져 자금난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워렌 버핏이 투자한 대형 셰일업체 옥시덴탈 페트롤리움마저 막대한 부채에 짓눌리고 정크 등급으로 강등당하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 대해 누버거 버먼은 "지나치게 많은 부실기업들이 너무 오래 버텨온 것"이라며 산업구조조정의 필요성을 내비쳤다.

CNN도 원유 산업이 더욱 탄탄해지기 위해선 도미노 줄도산이 필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 추이, 1946년~20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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