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하루 1천만 배럴 등 대규모 감산 정책에 대한 기대가 지속하면서 큰 폭 올랐다.

3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3.02달러(11.9%) 급등한 28.3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이번 주 32%가량 올랐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등을 포함한 글로벌 주요 산유국들의 공동 감산 정책 도입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일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최대 하루평균 1천500만 배럴 감산 정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힌 이후 감산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자국 석유 기업들과 회의를 한 이후 글로벌 공동으로 하루평균 1천만 배럴의 감산이 적절할 것이라는 발언을 내놨다.

푸틴 대통령은 유가가 자국 예산 편성의 기준인 배럴당 42달러 부근인 것이 편안하다고도 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석유수출국기구(OPEC) 및 러시아 등 산유국 모임인 OPEC플러스(+)는 오는 6일 긴급 화상회의를 열 예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OPEC+가 북미 지역 산유국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1천만 배럴 감산 시나리오를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시나리오에 따르면 사우디는 현 수준에서 하루 최소 300만 배럴을 감산하게 된다. 러시아는 150만 배럴, 비(非) 사우디 걸프국은 150만 배럴을 줄이게 된다.

또 이 시나리오에서 미국과 캐나다, 브라질은 거의 200만 배럴을 감산하게 된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텍사스주는 하루평균 50만 배럴 감산을 고려하고 있다고 저널은 덧붙였다.

텍사스주 산유량 등을 관리하는 텍사스철도위원회의 브라이언 시튼 위원장은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른 산유국들과 함께 감산하기로 가닥을 잡으면 이를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엑손모빌과 셰브런 등 주요 석유 기업 대표들과 회의를 할 예정이다.

하루 1천만 배럴의 감산이 추진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극심한 초과 공급 현상이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졌다.

다만 하루 1천만 배럴 감산도 코로나19가 촉발한 급격한 원유 수요의 감소를 상쇄하지는 못할 것이란 비관론도 여전하다.

일부 외신에 따르면 국제에너지기구(IEA)의 파티 비롤 사무총장은 1천만 배럴 감산이 된다고 해도 2분기에 하루 1천500만 배럴 원유 재고가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요 감소가 그만큼 많다는 지적이다.

한편 베이커휴즈가 발표한 이번 주 미국 내 운영 중인 원유 채굴 장비 수는 전주보다 62개 급감한 562개로 떨어졌다.

이는 향후 미국 산유량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을 강화하는 요인이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대규모 감산이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유가의 하락 압력이 줄어들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즈호의 폴 산키 이사는 "OPEC+에 선택의 여지는 없다고 본다"면서 "감산이 될 것으로 보며, 이는 OPEC+의 어떤 합의 규모보다 클 것"이라고 말했다.

제프리스의 제이슨 가멜 연구원은 "1천만 배럴 감산이 목표인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큰 규모지만, 단기적으로 수요 감소가 하루평균 2천만 배럴 이상이라면 이를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요 부족을 다 상쇄하지 못하더라도 시장에서 공급을 걷어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시기에 재고가 증가하는 속도를 둔화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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