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국제유가가 급등락 장세를 보이면서 유가에 민감한 물가채를 향한 시장참가자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역대 최저치를 맴도는 손익분기 인플레이션(BEI, Break-Even Inflation)에 주목하면서 물가채를 저가 매수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유가를 비롯한 물가 전반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물가채 매수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6일 연합인포맥스 BEI(화면번호 4525)에 따르면 전 거래일 BEI는 6.9bp 오른 0.353%를 기록했다.

BEI는 명목 국채 금리에서 물가채 금리를 뺀 값으로 채권시장 내 기대인플레 수준을 반영한다.

지난달 물가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국제유가가 폭락세를 지속하면서 BEI는 0.20%대 초반까지 급락한 이후 소폭 반등하는 모양새다.



<지난 1년간 BEI 추이, 10년물 금리(파랑)와 BEI(주황)>



시장참가자들은 여전히 BEI가 바닥 수준을 맴돌고 있어 물가채가 가격 측면에서 투자하기에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내 실업자가 2주 만에 약 1천만 명에 이르고 셰일가스 업체가 첫 파산보호를 신청하는 등 유가 폭락에 대응이 불가피한 상황도 유가와 BEI의 추가 하락을 막을 것으로 예상됐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전 거래일) 물가채가 강해진 데에는 유가 전망이 반영됐다"며 "BEI 레벨이 본 적 없는 수준으로 물가채 투자 심리가 나아진 점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원유 수입에 관세 부과를 언급하는 등 유가 폭락세를 진정시키기 위해 원유시장에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공식화했다.

국고채 금리가 수급 부담 등에 막혀 하락 폭이 제한된 반면 BEI는 지금보다 상승할 여력이 높다는 점에서 물가채 투자가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물가채에 저가 매수로 신규 진입하기에 가능한 수준"이라며 "국고 10년물 금리가 1.5%대에서 하락한다고 해도 1.3%대 정도로 캐피탈 게인(자본이득)을 보기 어려운데 물가채 투자하기에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합인포맥스 투자주체별 거래종합(화면번호 4566)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지난 3월에 물가채 지표물 18-5호를 1천207억 원 순매수했다. 이 중에서 보험·기금 계정은 1천138억 원 사들였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에 물가채 전망이 달려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글로벌 경제 충격이 지속하면 주요 산유국의 감산 합의에도 원유 수요가 둔화할 수밖에 없고 전방위적인 소비 위축으로 물가 하방 압력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조 연구원은 "당분간 근원물가는 0.6~0.7%로 잘 나오기 힘들다"면서도 "반등하기 어렵다는 견해에는 동의하지만, BEI가 지금보다 더 내려가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달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외부충격에 따른 변동성을 제외한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근원물가)의 오름폭은 0.7%였다.

다른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전 거래일) 유가 상승과 10년물 강세가 더해져 물가채가 크게 강해졌지만 전월비 물가가 마이너스로 들고 있으면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BEI가 너무 낮아졌다고 생각한다면 매수할 수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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