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채권시장안정펀드를 통한 자금 투입 시기가 불투명해지며 카드사와 캐피탈사 등 여신전문금융업계에서는 시장 불안이 나타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6일 여신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이달 초 여전채 매입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됐던 채안펀드의 자금은 여전히 적절한 금리 수준을 협상한다는 이유로 보류 상태에 놓여 있다.

카드사와 캐피탈사 등 여전업계는 이번 주에 경쟁입찰 방식으로 여전채 매입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캐피탈사 한 관계자는 "여전채 시장이 전반적으로 어려운데 채안펀드가 입찰을 통한 경쟁을 붙이고 있다"며 "시장 혼란을 서둘러 제압해야 하는데 정부가 금리 장사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여전업계는 경쟁입찰방식으로 여전채 매입이 이뤄질 경우 높은 금리로 입찰한 회사들이 여전채를 소화할 기회를 얻어 당장의 어려움을 넘길 수는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시장 금리보다 지나치게 높은 금리로 발행될 경우 중장기적으로는 시장이 다시 왜곡되는 양상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크다.

금융위원회는 "여전채 만기도래와 차환 동향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회사채 시장 안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히며 원론적인 입장에 머물러 있다.

업계에서는 채안펀드가 민간에서 운용되지만 정부가 과도한 금리 수준을 요구해 자금 투입 시기가 미뤄졌다고 보고 있다.

반면에 정부에서는 금리를 현재 시장 상황보다 지나치게 낮춰 자금 여력이 충분한 회사까지도 금리 이익을 보게 할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안펀드의 투입 시기가 확실하지 않다는 불안감은 여전히 시장이 크게 출렁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3일 기준 'AA+' 등급 카드채(신한, 삼성, KB국민카드) 3년물의 신용스프레드는 68.3bp로 확대국면을 이어가며 지난달 말 65.2bp에 비해 확대됐다.

'AA+' 등급 캐피탈채 역시 신용스프레드를 축소하지 못하고 같은 기간 65.2bp에서 68.3bp로 변동됐다.

발행시장 역시 캐피탈채를 중심으로 2주 연속 위축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캐피탈채의 경우 지난달 마지막 주 9천324억원 순상환에 이어 지난주에도 80억원 순상환을 나타냈다.

캐피탈채보다 자금 상황이 낫다는 평가를 받는 카드채 시장에서도 지난주 4천300억원 규모의 순상환에 머물렀다.

2주 연속 여전채 발행시장은 사실상 멈춰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경록 미래에셋대우증권 연구원은 "채안펀드가 실제 집행에 들어가도 모든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의 수혜는 불가능하다"며 "여전채 중에서는 신용도가 매우 우수한 일부 은행계 카드채의 스프레드는 많이 줄었지만, 나머지 여전채는 아직도 민평대비 높은 스프레드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ms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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