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산유국들의 감산 협상 논의 과정을 주시하는 가운데 큰 폭 하락했다.

6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2.26달러(8.0%) 급락한 26.08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및 미국 등 주요 산유국간의 감산 협상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루평균 1천만 배럴 이상 감산을 예고한 이후 대규모 감산 합의에 대한 기대가 다시 부상했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이전 감산 협상 무산을 책임을 두고 또 한차례 충돌하는 등 협상 과정에 대한 불확실성은 상존한다.

사우디와 러시아의 설전 이후 당초 오늘 예정됐던 OPEC 플러스(+)의 긴급 회동은 오는 9일로 연기된 상황이다.

긴급회동 연기에 WTI는 아시아 시간대 거래에서 장중 한때 10% 이상 폭락하기도 했다.

이후 러시아 국부펀드인 직접투자펀드(RDIF)의 키릴 드미트리예프 대표가 사우디와 감산 합의에 매우 가깝다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유가는 낙폭을 빠르게 줄이기도 했다.

노르웨이가 OPEC+의 9일 회동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등 협상 진전 기대를 키우는 소식들도 추가로 나왔다.

일부 외신은 러시아가 매우 큰 폭의 감산을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를 내놓기도 했지만, 미국의 감산 동참 여부 등 향후 감산을 위한 불확실성도 지속하는 만큼 유가는 재차 낙폭을 확대하는 등 불안정한 흐름을 이어갔다.

지난 주말 미국 석유기업 대표들을 만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감산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내놓지 않은 채 오히려 시장의 자율성을 강조하는 발언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수입되는 원유에 대한 관세 카드를 언급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이후 기자회견에서 관세 카드를 사용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며 한발 물러섰다.

감산에 대한 미국 업계의 견해는 엇갈린다.

CNBC에 따르면 미국석유협회(API)는 감산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반면 텍사스주의 산유량을 관리하는 텍사스철도위원회는 정부가 감산 동참을 결정할 경우 이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한편 미국 에너지부의 댄 브룰렛 장관은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과 현재 시장의 위기와 불안정한 시장 상황에 대해 "생산적인 대화를 했다"고 밝혔다.

두 나라 장관들은 공동으로 내놓은 성명에서 "조만간 있을 주요 20개국(G20) 에너지 장관 회동에서 이런 대화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G20은 오는 금요일에 에너지 관련 긴급 회동을 열 예정이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감산 협상 추이에 따라 유가가 출렁댈 것으로 내다봤다. 급격한 수요 부족으로 인한 하락 압력이 지속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바이탈 날리지의 아담 크리사풀리 대표는 "여전히 공급 측면에서 무슨 일인가 일어날 것으로 본다"면서 "사우디와 러시아가 여전히 불화를 겪고 있지만, 전 세계 거의 모든 국가가 행동을 원하고 있으며, 통상 공급 행동에 참여하지 않는 캐나다와 노르웨이 등도 기꺼이 기여할 의지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전 주말에 무언가 행동이 취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베어링 인베스트먼트의 크리스토퍼 스마트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코로나19 충격 이전에도 원유 시장 공급은 넘쳐났었다"면서 "일부 글로벌 공급자들이 영구히 퇴출당할 때까지 공급 우위 상황은 지속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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