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공격적인 반도체 설비 투자에 나섰다.

국내외에서 반도체 제조용 장비에 대규모로 투자하며 반도체 시황 회복에 대비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 2일 이사회를 열고 중국 법인에 3조2천억원을 대여하기로 결정했다.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無錫) 공장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전환 투자에 필요한 금전 대여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이 자금을 우시 신공장의 C2F 팹(웨이퍼제조공장) 잉여 공간 설비 투자에 활용할 계획이다.

C2F는 기존 D램 생산라인 C2를 확장한 것으로 회사는 지난 2016년 건설 계획을 발표한 뒤, 2017년 6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총 9천500억원을 투입해 생산 공간을 확보했다.

준공된 C2F는 건축면적 5만8천㎡의 단층 팹으로 기존 C2 공장과 비슷한 규모다.

SK하이닉스의 첫 300㎜ 팹인 C2는 지난 2006년부터 D램을 생산해왔으나, 공정 미세화에 따라 공정 수가 늘고 장비가 커지면서 2014∼2015년께 생산 공간이 부족해졌고, 이에 따라 팹을 확장하게 됐다.

이번 추가 장비 입고로 생산 능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반도체 제조용 장비에 대한 투자는 늘어나는 모습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액은 약 11억달러(약 1조3천53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54% 늘었다.

지난 2월에도 약 7억달러(약 8천61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한 데 이어 두 달 연속 큰 폭 늘었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제조용 장비를 대부분 삼성전자가 수입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화성사업장에 극자외선(EUV) 전용 반도체 생산 라인을 완공하고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처럼 반도체 설비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면서 향후 반도체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는 견해가 힘을 얻고 있다.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은 반도체 경기의 선행 지표 역할을 한다.

반도체 경기가 좋을 것으로 전망하면 기업들이 반도체 제조 설비를 확충하려고 제조용 장비 수입을 늘리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8년까지 이어진 반도체 호황이 2017년 초 본격적으로 시작됐을 때 반도체 제조용 장비는 그보다 앞선 2016년 하반기부터 꾸준히 늘었다.

메모리 반도체 업계가 지난해 감산에 나서면서 반도체 제조사의 재고가 줄어든 상태이기도 하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말 기준 반도체 재고자산은 11조9천120억원으로 전분기 말보다 5.6% 줄었다.

SK하이닉스의 재고자산도 지난해 말 기준 5조2천958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3.2% 축소됐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제조사의 설비 투자는 반도체 경기의 선행 지표로 볼 수 있다"며 "반도체 경기 사이클은 2년 정도인데 지난 2년간 경기가 악화 일로였으니 되살아날 때가 됐다"고 말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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