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냈다.

코로나19에도 메모리 반도체 시황이 개선되며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실적이 견조한 수준을 유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에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55조원과 6조4천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은 2.73%, 매출액은 4.98% 증가했다.

이같은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한 달 간 실적 전망치를 내놓은 15곳의 증권사 자료를 토대로 한 컨센서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익과 매출액 예상치는 각각 6조256억원과 54조7천322억원이었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발표한 실적은 잠정치로 부문별 실적은 나오지 않았다.

다만,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DS 부문이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며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늘고 데이터 서버 증설의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반도체 수요가 늘었기 문이다.

지난해 재고를 털어낸 데이터 센터 업체들이 올해는 다시 재고를 쌓고 있기도 하다.

실제로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도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에 주로 사용되는 DDR4 8기가비트(Gb) D램 제품의 고정 거래 가격은 지난달 말 기준 평균 2.94달러를 기록해 2월 말 대비 2.1% 올랐다.

전문가들은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삼성전자의 견조한 실적이 이어질 확률이 높다고 보고 있다.

D램 익스체인지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상승세가 오는 2분기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최근에는 중국 지역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며 현지 공장 가동률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 중이고 재택근무와 온라인 강의 증가로 서버 반도체 수요도 늘고 있어 2분기도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황고운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반도체 영업이익은 북미와 서버 업체의 D램과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 증가와 반도체 평균판매가격(ASP) 상승으로 양호할 것"이라며 "2분기에도 서버 업체의 메모리 수요 증가로 ASP가 D램은 전 분기 대비 12%, 낸드는 3%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어규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에 따른 재택근무, 온라인 교육 및 개별 콘텐츠 청취 등의 사회적 거리 두기는 데이터센터, 인공지능(AI) 등으로 대표되는 4차산업혁명을 촉진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어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는 코로나19로 수혜를 보는 몇 안 되는 산업"이라고 덧붙였다.

DS 부문과 달리 소비자가전(CE), IT·모바일(IM), 디스플레이(DP) 부문은 코로나19에 따른 타격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부문의 실적이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감소로 타격이 우려되는 부분이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스마트폰과 TV 등의 수요가 급감하면서 실적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특히 신형 스마트폰 모델인 갤럭시 S20의 부진이 실적 감소의 주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2분기에도 스마트폰·TV 등 세트 수요 감소가 이어지면서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특히 IM 부문 영업이익은 지난 2016년 갤럭시노트7 발화 사건 이후 3년 반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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