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1주기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경영권을 두고 '남매의 난'을 벌였던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의 만남이 성사될 지에 관심이 쏠린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진그룹 주요 임원들은 오는 8일 조 회장의 1주기를 맞아 경기도 용인시 신갈에 있는 선영을 방문해 추모할 예정이다.

한진가(家) 장남으로 그룹 총수 역할을 하고 있는 조원태 회장과 차녀인 조현민 한진칼 전무, 배우자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도 함께 선영을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과 함께 3자 주주연합을 구성해 '경영권 분쟁'의 한 복판에 섰던 조현아 전 부사장이 선영을 찾을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지난달 열린 주주총회에서 조원태 회장이 '경영권 방어'에 성공하긴 했지만, 양측간 분쟁의 불씨가 아직 살아 있는 만큼 조 전 부사장이 선영을 찾을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많다.

지난해 4월 8일 조 전 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 이후 한진그룹은 급격한 경영권 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조 회장의 별세 한 달 후인 지난해 5월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기업 집단 및 동일인(총수) 지정 문제를 놓고 한진가의 내부 갈등이 외부로 표출된 것이 분쟁의 '신호탄'이었다.

조 전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법정비율로 나누는 계기가 됐고, 결국 KCGI와 반도건설 등이 지분 확대에 나설 유인을 제공했다.

특히, 조 전 부사장이 지난해 12월 23일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조원태 회장에게 반기를 들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했다.

당시 조현아 전 부사장은 "조원태 대표이사가 공동 경영의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해 왔고, 지금도 가족간 협의에 무성의와 지연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선대 회장은 생전에 가족에게 화합을 통한 공동 경영의 유지를 전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이 지난 1월 31일 KCGI와 반도건설과의 연대를 공식화한 것은 조원태 회장에 대한 선전포고였다.

지난달 열린 주주총회에서 조원태 회장이 완승을 거두긴 했지만 3자 주주연합이 올들어서도 공격적으로 지분 매입에 나서면서 한진칼 지분율을 43% 수준까지 끌어올린 점은 조 회장에게 여전히 부담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조 전 회장의 1주기를 계기로 양측이 화해의 시도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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