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대규모 대차대조표를 구축하는 데 따라 미국 크레디트 여건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진단이 제기됐다.

6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세계 최대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하나의 차트를 통해 크레디트 시장의 안정성을 확인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운용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연준의 대차대조표가 크레디트 시장의 변동성을 점검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연준은 금융시장 지원을 위해 지난 16년간 대차대조표를 확대했는데, 이는 세계 주요 중앙은행을 크게 앞지르는 수준이었다.

블랙록에 따르면 지난 2004년부터 2020년까지 주요 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 누적 차트를 보면 자산매입 규모가 20조달러를 넘어섰다.







<세계 주요 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 누적 추이. 자료: 블랙록>



연준은 최근 들어 사상 최초로 회사채를 직접 매입하고 중소기업 급여 대출 매입 기구를 설립하는 등 기업의 코로나19 피해를 막기 위해 유례없는 조치에 나서기 시작했다.

이런 연준의 전방위적 조치를 볼 때 미국 크레디트시장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게 블랙록의 진단이다.

블랙록의 채권 수석 전략가인 스콧 티엘이 이끄는 블랙록투자연구소는 이와 관련, "중앙은행들이 대규모의 자산매입을 하는 경우 금리 변동성을 제한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지금도 비슷한 상황"이라며 "연준은 사실상 장기 채권 금리의 상승을 억제하는 한편, 확장적 재정 정책은 기준금리 인상을 압박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금리 변동성이 안정되면 크레디트물과 국채의 금리 스프레드가 축소되고 크레디트물의 가격은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게 블랙록의 분석이다.

실제 코로나19가 미국에서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으나 미국 내 투자 등급의 신규 회사채 발행 규모는 1분기 528억달러에 달해 1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를 보였다.

뉴버거 버만의 브래드 탱크 채권 CIO는 "중앙은행들이 자본 비용 급등에 시달릴 수 있는 가계를 도와줘야만 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면서도 "일부 은행과 자본시장은 이들에게 빌려줄 수 있을 만큼 양호한 상태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11년 전만 해도 은행권과 자본시장은 얼어붙었었다"며 "현재 이들은 거대하고 전략적인 기업을 살리기 위해 중앙은행 개입의 전달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글로벌 리서치에 따르면 회사채 스프레드는 지난 2월19일에서 3월23일 사이 코로나19에 따른 최악의 수준에서 32%를 회복했다.

블랙록은 "우리는 매우 불확실한 경제 환경에서 기업 현금 흐름에 대한 채권 보유자의 우선 청구권을 고려할 때 주식보다는 크레디트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동시에 "고정된 표면 금리는 저금리 환경에서 매력적이고, 정책적 대응에 따라 크레디트 시장도 안정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ywkwo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8시 15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