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환율이 요동치고, 부동산 등 해외자산 가치가 출렁이면서 은행권을 향한 우려도 속속 나오고 있다. 은행들이 그간 이익 다각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글로벌 진출을 해왔던 만큼 코로나19가 장기화한다면 리스크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 해외자산 매년 증가…환헤지 리스크↑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은행의 해외자산은 1천337억달러(약 164조원)로 전년 대비 16.4% 증가했다. 이는 은행 총자산의 5.7% 수준이다.

은행은 대부분 해외현지법인과 해외지점을 통해서 글로벌 진출을 하고 있기 때문에 가지고 있는 해외자산도 그로 파생된 부분이 많다.

한국은행의 '2019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은행 해외자산은 대출금을 포함한 채권 약 80%, 현금 등 예금이 약 19.8%로 구성되어 있다.





이렇듯 채권·예금 보유 비중이 99.8%에 달하다 보니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이나 실물자산은 적은 편이다. 매년 늘어나고 있는 해외자산은 환율 변동성에 따른 리스크가 크다. 이를 줄이기 위해 은행들은 일반적으로 외화자산과 외화부채를 매칭시키거나 헤지를 해서 환차손을 줄인다.

최근 코로나19로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환헤지 리스크도 급격하게 커졌다.

지난 2월까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던 달러-원 환율은 코로나19가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으로 번진 지난달 중순부터 급격하게 상승하기 시작했다. 3월 중하순 달러-원 환율은 평균 1천241원이었고 3월 19일에는 1천296원대까지 치솟기도 했다.





그러나 결산일 기준 환율이 안정을 되찾으면서 우려보다 낮은 환차손이 생길 것으로 전망됐다. 외화자산과 부채가 많은 하나금융의 외화환산손익은 이번 1분기 결산일 기준 마이너스(-) 915억원~1천220억원 수준에서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은행들은 대체로 외화자산과 부채를 매칭시키거나 헤지를 해서 외화환산손익이 크게 부각되지 않는다"며 "이번에는 환율 급등으로 대규모 외화환산손실이 생길 가능성이 컸으나 1분기 결산일 이전에 환율이 안정돼 예년 수준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은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미 통화스와프 등으로 인해 환율이 안정돼 외화환산손실이 크게 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3월 말에 환율이 급등세를 보여 환리스크가 예상됐던 만큼 앞으로 계속해서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 부동산 대체투자 확대…고객에게도 부담

은행들은 해외 부동산 시장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은행이 직접 보유한 해외 부동산은 제한적이지만 부동산에 간접적으로 투자한 규모는 점차 늘고 있어서다. 최근 은행은 대체투자를 확대하며 해외 부동산을 활용한 상품 등에 투자를 늘리는 추세다.

지난 2월 기준 은행권 전체가 취급한 해외 부동산 펀드의 판매 잔액은 8천63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국민은행이 6천348억원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전년 동월 3천835억원 대비 65.5%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698억원, 하나은행은 753억원, 우리은행은 216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46.3%, 1.48%, 134.8% 늘어났다.





이처럼 꾸준히 은행들이 부동산 간접투자를 늘렸으나 최근 코로나19 국면에서 해외 부동산 자산 가격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다우존스 미국 부동산 지수는 꾸준히 안정세를 보이다가 지난달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다. 지난 3일(현지시간) 253.96을 기록했는데 이는 한 달 전에 비해 무려 29.43% 하락한 수치다.





이런 상황에서 은행권이 취급한 해외 부동산 상품은 앞으로 은행에는 물론 고객에게도 부담이 전가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보인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해외부동산 자산가치 하락이 잠재적으로 은행에 위험요인으로 존재한다"며 "이를 반영해 1분기 은행 순이익을 하향했다"고 설명했다.

jhson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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