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주가 폭락과 주가연계증권(ELS) 증거금 사태 이후, 증권사들이 자체 헤지 규모를 축소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자체 헤지 운용 규모를 줄일 경우 헤지북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크레디트 채권의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고 회사채 대비 거래가 용이했던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의 수요 기반이 흔들릴 가능성도 거론된다.

7일 연합인포맥스 발행 만기 통계 추이(화면번호 4236)에 따르면 ELS 잔액은 83조6천806억원 수준이다.

주가 폭락이 주춤해지면서 마진콜 사태는 한숨 돌렸지만, 자체 헤지를 늘렸던 증권사들은 ELS 헤지에 따른 위험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자체 헤지 축소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자체 헤지 규모가 큰 대형증권사들을 중심으로 자체 헤지를 상당 부분 축소하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ELS가 조기 상환되거나 만기상환이 된 후 재발행할 경우, 자체 헤지 보다는 백투백 형태로 위험을 전가하는 형태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

ELS 자체 헤지 규모 축소 움직임의 불똥은 여전채로 튀고 있다.

연합인포맥스 자체 집계로 추정한 증권사의 여전채 보유 규모는 약 45조 정도다 (연합인포맥스가 지난 3일 송고한 '여전채 증권사 보유 물량만 45조…패닉 장 재현 우려도' 제하 기사 참고).

여전채의 주요 매수처 중 하나가 ELS 자체 헤지 운용 북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여전채가 자체 헤지 축소로 직접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셈이다.

그렇지않아도 ELS 마진콜 사태로 여전채 매도가 쏟아지면서 약세가 심화했고, 최근에는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 자금 집행을 둘러싼 잡음으로 여전채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채권시장 관계자들은 ELS 자체 헤지 운용 규모 축소가 당장 여전채에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점진적으로 수요 기반을 흔들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대형증권사들은 이번 ELS 사태로 자체 헤지의 위험성을 느꼈고, 대부분은 규모를 크게 줄이거나 아예 없애는 쪽으로 정리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크레디트 중에서도 여전채의 타격이 제일 커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도 "자체 헤지 규모가 큰 회사들이 북을 대거 줄이면 다른 회사들도 분위기에 편승할 가능성이 크다"며 "크레디트 수요 기반이 하나 줄어드는 셈"이라고 말했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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