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기자 = 한솔제지가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증권신고서가 대표주관사의 어처구니 없는 실수로 정정 공시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한솔제지의 회사채 발행 대표주관사는 주관실적에서 우리투자ㆍ한국투자증권과 함께 '톱 티어(top-tier)'에 속하는 KB투자증권이다.

30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한솔제지는 전일 3년물 500억원, 5년물 500억원 등 총 1천억원의 회사채를 내달 8일 발행하겠다며 금감원에 증권신고서를 냈다.

이달 중순 신용등급이 'A-'에서 'A'로 오른 뒤 처음으로 시도되는 발행이어서 한솔제지 입장에서는 기대가 컸다.

하지만 대표주관사인 KB투자증권이 증권신고서를 작성하면서 실무진이 실수를 하는 바람에 결국 이날 정정신고서를 다시 냈다.

정정신고서에서 밝힌 기재오류 정정 사항을 보면 해서는 안될 사소한 실수들이었다.

인수단에 포함된 SK증권 대신에 키움증권을 넣었고, 발행회사를 한솔제지가 아닌 금호피앤비화학으로 적기도 했다.

이러한 실수가 벌어진 것은 KB투자증권이 직전에 금호피앤비화학의 발행 대표 주관사도 맡았기 때문이다.

한솔제지의 증권신고서를 작성하면서 금호피앤비화학의 증권신고서에 기재된 내용을 '생각없이' 베끼다 발생한 것이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대표주관사를 많이 맡고 있는 증권사가 업무량이 많다 보니 신고서 작성시 실수를 할 가능성도 높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웅진사태 이후 기업실사와 신고서 작성 등을 담당하는 증권사의 책임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면서 "신고서 작성때도 꼼꼼하게 잘 살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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