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LG전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을 냈다.

주력사업인 가전 부문에서 선방한 데다, 코로나19로 글로벌 경쟁이 완화하면서 마케팅 비용 지출이 크게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올해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4조7천287억원과 1조904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1년 전보다 1.2%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1.1% 급증했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971.1% 늘었고, 매출액은 8.3% 줄었다.

이 같은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큰 폭 웃도는 것으로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이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한 달간 실적 전망치를 내놓은 11곳의 증권사 자료를 토대로 한 컨센서스에 따르면 LG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익과 매출액 예상치는 각각 8천741억원과 15조5천642억원이었다.

잠정 실적인 만큼 LG전자는 사업 부문별 구체적인 실적 수치는 제시하지 않았다.

다만, 가전을 담당하는 H&A(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 사업본부가 견조한 실적 흐름을 지속하면서 전체 실적을 견인했을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H&A 사업본부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 매출 20조원을 돌파하며 전체 실적을 이끌었다.

영업이익(1조9천962억원)과 영업이익률(9.3%)도 각각 역대 최고였다.

전문가들은 올해 1분기 H&A 사업본부의 매출액이 코로나19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가운데 8~9%대 영업이익률이 유지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코로나19와 도쿄올림픽 연기에 따른 사업군 내 경쟁 완화로 마케팅 비용도 감소했을 것으로 진단했다.

TV를 담당하는 HE(홈 엔터테인먼트) 사업본부는 액정표시장치(LCD) 제품 가격 하락에도 올레드(OLED) TV 판매가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을 것으로 보인다.

VS(전장부품) 사업본부는 주요 고객사의 신모델 출시로 매출이 증가하며 고정비용이 줄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헬스, 인공지능(AI) 기능이 추가된 신제품 출시로 LG전자 H&A 사업본부의 제품 평균판매가격이 상승했을 것"이라며 "건조기와 공기청정기, 스타일러, 무선청소기 등 신성장 사업군을 중심으로 매출도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올해 H&A 사업본부의 영업이익률은 8.4%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위생 가전과 에어솔루션 제품이 기대 이상으로 판매되고 있다"며 "H&A 사업본부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였던 1년 전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전자는 다만 지난해 1조원이 넘는 적자를 낸 MC(모바일 커뮤니케이션) 사업 부문에서 올해 1분기에도 2천억원 안팎의 적자를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2분기부터는 코로나19 영향이 중국을 넘어 북미와 유럽으로 확산하면서 수요 부진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1분기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부진은 중국에 한정됐고, LG전자의 중국 지역 매출 비중은 전체의 5% 미만이다"라며 "LG전자의 북미와 유럽지역 매출 비중은 사업 부문별로 30~50%에 달하는데, 3월 말부터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 지역에서 수요 부진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에 따른 전 세계적인 유통 제한으로 LG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이라며 "3분기에도 영향이 일부 반영된 후 4분기부터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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