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인도네시아가 50년 만기를 포함해 43억 달러 규모의 채권 발행에 성공하는 등 투자자들의 위험 심리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 보도했다.

인도네시아는 전일 10년 6개월, 30년 6개월, 50년 만기의 채권을 매각했다. 각각 16억5천만 달러, 10억 달러 규모로 발행했다.

이머징마켓에서 50년 만기 채권을 발행하는 게 전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매우 드문 일이다. 아르헨티나는 100년 만기 채권을 발행한 바 있다.

인도네시아의 단기 채권은 3.9%의 수익률로 책정됐다. 미 국채 대비 약 3.23%포인트의 프리미엄을 나타낸다. 지난 1월에 인도네시아가 발행한 10년 달러 채권은 2.85%의 쿠폰으로 발행됐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재무 상태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강했다.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급증했고, 달러 대비 인도네시아 루피아는 올해 들어 15% 이상 약세를 보였다. 이에 무디스와 S&P, 피치 모두 인도네시아 채권을 정크보다 두 단계 높은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중동의 가스 생산국인 카타르 역시 이날 5년, 10년, 30년 달러 표시 채권을 발행한다. 수요에 따라 가격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더 위험한 신용 등급을 가진 회사들을 포함해 많은 기업이 미국에서 신규 채권을 발행하고 있다.

신용 우려가 커지고, 통화 가치가 폭락한 이머징마켓이 발행한 채권에도 이제는 투자자들이 기꺼이 돈을 묶을 용의가 있다는 뜻이라고 저널은 진단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시장이 대혼란을 겪으면서 지난달 투자자들은 아주 공격적으로 모든 자산을 팔아치웠다. 일부 시장에서는 스트레스가 가득했다.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여겨지는 미 국채에서도 현금을 마련하려는 투자자들의 움직임 속에 강한 매도세가 일었다.

딜로직에 따르면 이머징마켓 국가들은 3월에 202억6천만 달러 규모의 신규 채권을 발행하는 데 그쳤다. 지난 1월 1천억5천만 달러, 2019년 3월 624억3천만 달러보다 대폭 줄었다.

4월 첫째 주에는 이머징마켓 국가들이 116억 달러를 조달한 것으로 나타나 회복세를 보였다.

스탠다드차타드의 알란 로 아시아 채권 신디케이션 대표는 "수 주 동안 변동성으로 시장이 막혔지만, 인도네시아의 딜을 보고 다른 이머징마켓 국가들도 시장을 시험할 수 있는 자극을 받게 됐다"며 "코로나19로 시장이 더 긴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매력적으로 남아있는 쿠폰 수준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많은 이머징마켓 국가들은 향후 몇 개월 동안 신규 자금 조달의 필요성이 느낄 수밖에 없다. 상품 가격 하락, 많은 국가의 봉쇄 조치로 수출에 부담을 느낀 가운데, 이머징국가들은 코로나19의 경제적 충격에 대처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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