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전 세계 주요 산유국의 공동감산 합의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하면서 큰 폭 하락했다.

7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2.45달러(9.4%) 폭락한 23.6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산유국들의 감산 협상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및 미국 등을 포함한 전 세계 주요 산유국이 하루평균 1천만 배럴가량의 감산안을 논의 중이다.

하지만 산유국들이 감산 합의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졌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및 러시아 등 OPEC 플러스(+)는 오는 9일 긴급 화상회의를 열 예정이다. 다음 날인 10일에는 주요 20개국(G20) 에너지 장관의 회동도 추진되고 있다.

OPEC+의 긴급회의에는 미국과 영국, 캐나다 등도 초청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들 국가가 회의에 참여할 것인지 등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여전하다.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OPEC+는 미국을 비롯한 다른 주요 산유국이 생산량을 줄이는 데 동참해야 감산을 합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미국의 감산 동참 여부가 관건이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일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감산에 대한 요청은 없었다는 발언을 내놨다. 그는 대신 미국의 산유량은 자연스럽게 줄어들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이날 백악관이 미국의 산유량이 올해 연말까지 산유량이 13% 줄어들 것이란 전망을 바탕으로 사우디와 러시아를 설득하려 한다고 보도했다.

인위적인 감산보다 자연적인 산유량의 감소 예상을 바탕으로 다른 산유국의 감산을 요청할 수 있다는 것이다.

주요 산유국들이 이를 받아들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산유국 간 합의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만큼 유가는 이날도 극심한 변동성을 나타냈다.

장중 한때 상승세를 나타내기도 했던 데서 장 후반 낙폭을 빠르게 확대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올해 유가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 미국 산유량 전망을 크게 낮추지 않은 점도 유가 하락 압력을 가중했다.

EIA는 올해 WTI 가격 전망을 배럴당 29.34달러로 지난달 전망보다 23% 하향 조정했다. 브렌트유 가격은 이전 전망보다 24% 낮춘 배럴당 33.04달러로 제시했다.

EIA는 올해 미국의 산유량 전망은 1천176만 배럴로 9.5% 낮췄다.

시장이 예상했던 것보다 산유량 감소 예상 폭이 작았으며, 이 점이 초과 공급 지속에 대한 우려를 자극했다.

지난 3월 OPEC 회원국의 산유량이 이미 큰 폭 늘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점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플래츠는 3월 10개 주요 OPEC 회원국의 감산 합의 준수 수준이 13% 수준으로 추락했다고 분석했다. 2월에는 120%였다. 감산 합의가 공식적으로 종료되기 전에 이미 산유량이 큰 폭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감산 합의 상황에 따른 변동성이 지속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트레디션 에너지의 젠 맥길리언 부대표는 "시장은 사우디와 러시아가 감산 합의를 타결할 것이란 데 대한 더 확실한 신호를 원한다"면서 "미국의 재고가 또 한 번 큰 폭 증가할 수 있다는 데 대한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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