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회사채 시장 경색 우려가 확산하는 가운데 회사채 발행에 나선 한화솔루션이 난항을 겪고 있다.

한화케미칼과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가 합병해 올해 1월 공식 출범한 한화솔루션은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자 당초 목표로 했던 발행규모를 줄여 자금을 조달하기로 했다.

신용등급에 '부정적' 꼬리표가 달린 데다, 코로나19 여파로 투자 심리까지 얼어붙자 투자자 확보가 쉽지 않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당초 만기를 3·5·7년물로 나눠 총 2천5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한화솔루션은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에 3년물 1천억원과 5년물 1천억원, 7년물 500억원 등 3개의 트랜치에 대해 신용등급 평가를 의뢰했다.

하지만 신평사들은 전날 한화솔루션 회사채의 발행조건이 변경됐다는 이유로 5년물과 7년물에 대한 등급평가를 돌연 취소했다.

이에 대해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발행 조건이 바뀌면서 발행하지 않기로 한 트랜치에 대한 평가를 취소한 것"이라며 "한화솔루션 회사채에 대한 신용등급 및 전망은 기존과 동일하다"고 말했다.

한화솔루션이 5년물과 7년물을 제외하기로 한 것은 '불확실성'이 상대적으로 작은 3년물이 투자자 확보에 보다 유리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저금리 기조를 십분 활용해 장기물을 함께 담아 만기구조를 장기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지만, 최근의 녹록지 않은 자금조달 상황을 감안해 결국 방향을 틀었다.

한화솔루션은 발행 예정액도 기존 3·5·7년물 2천500억원에서 3년물 2천300억원으로 낮춰 잡은 뒤, 최종적으로는 200억원을 더 줄여 3년물 2천100억원만 찍기로 결정했다.

한화솔루션은 오는 13일 진행될 수요예측 결과를 반영해 최대 3천억원 내에서 증액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 또한 자칫 수요예측에서 '미달'이 날 것에 대비해 안정적인 방법을 택했다는 평가가 많다.

부채자본시장(DCM) 관계자는 "신용등급이 A급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데다, 최근 유가급락 등의 영향으로 석화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과 같이 민감한 시기에 투자자 확보에 실패할 경우 평판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한기평은 기존 '안정적'이었던 한화솔루션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췄다.

여기에는 주력인 케미칼 부문의 마진 하락으로 전반적인 영업현금창출능력이 악화한 점이 주로 영향을 줬다.

한화솔루션의 신용등급이 'AA-'인 점을 감안하면 향후 수익성과 재무구조가 추가로 악화할 경우 'AA'급 지위를 반납해야 할 가능성도 커진 셈이다.

한편, 한화솔루션은 4~5월 만기도래하는 물량의 차환을 위해 회사채 발행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화솔루션은 오는 16일 100억원의 사모채를 시작으로 5월 25일 1천억원, 28일 980억원 등 총 2천80억원의 회사채 만기에 대응해야 한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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