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여신전문금융회사채 발행시장이 이번주 들어 더욱 위축되고 있다.

채권시장안정펀드에서 여전채 매입을 주저하며 시장 전체에 불확실성이 커지자 카드사와 캐피탈사들이 회사채를 발행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8일 연합인포맥스 발행만기 통계추이(화면번호 4236)에 따르면 이번 주 들어 카드채는 3천600억원 순상환, 캐피탈채는 1조1천750억원 규모의 순상환을 각각 나타냈다.

캐피탈채의 경우 순상환 규모가 1조원을 훌쩍 넘어 주단위로 올해 들어 최대 규모다.

지난달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증시가 떨어지며 주가연계증권(ELS) 등에 헤지용으로 편입된 여전채 매도 물량이 쏟아지자 발행 환경은 급격히 나빠졌다.

유동성 우려와 ELS 발행 위축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상황은 시장에 고스란히 반영돼 캐피탈채 'AA+' 등급의 신용스프레드가 지난 2012년 수준을 보이고 있다.

지난 7일 기준으로 캐피탈채 'AA+' 등급의 신용스프레드는 71.5bp를 나타내며 계속 확대되고 있다.

특히 지난달 말 여전채 시장에 채권안정펀드가 투입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금융당국이 여전업계와 금리 수준에 큰 시각차를 보이며 시장은 더욱 불확실해졌다.

캐피탈사 한 관계자는 "현재는 대형 캐피탈사도 우호적인 금리 수준으로 여전채 발행이 어렵다"며 "분위기상으로는 채안펀드가 이번주에 여전채를 매입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고 전했다.

채권안정펀드를 배분하는 금융당국 입장과 여전사 간의 금리 싸움이 최소한 이번 주까지는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캐피탈사 다른 관계자는 "신용도가 낮은 고객들이 대부분인 상황에서 조달금리가 높아지면 그만큼 대출금리도 높아지는 악순환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금융당국이 시장과 금리 줄다리기를 하는 것으로 비치는 데는 아직 여전사들이 크게 급한 게 없는 상황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상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여전채 시장과 관련된 리스크는 대부분 유동성 리스크와 연관이 깊다"며 "발행금리와 관련해 당국과 여전사 간 이견이 있다고 하는데 제한된 재원을 배분하는 기본 원칙은 필요로 하는 주체가 프리미엄을 지불하고서라도 사용하도록 하면 해결된다"고 진단했다.

msbyu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8시 21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