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지난달 연기금과 보험사의 채권 대여 거래가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주가연계증권(ELS) 평가손실 등이 발생하면서 증권사의 채권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채권금리 상승과 국채 선물가격 저평가도 채권 대차 거래 증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8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지난달 연기금의 채권 대여 규모는 23조3천137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보험사의 채권 대여는 12조4천457억원을 나타냈다.

지난달 연기금과 보험사의 채권 대여는 총 35조7천594억원이다. 이 같은 규모는 이전보다 증가한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 올해 1월과 2월 연기금과 보험사의 채권 대여는 각각 21조4천219억원, 21조956억원이다.

지난달 연기금과 보험사는 증권사에 채권을 주로 대여했다. 실제로 지난달 기준 연기금의 채권 대여규모는 23조3천137억원인데 증권사에 20조2천908억원을 빌려줬다.

같은 기간 보험사 채권 대여는 12조4천457억원이며 증권사 대여규모는 11조2천719억원을 기록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지난달 ELS 평가손실 등이 발생하면서 증권사의 채권 수요가 증가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증권사의 한 스와프딜러는 "지난달 미국 등 글로벌 증시가 급락해 ELS 평가손실이 발생했다"며 "백투백 헤지를 한 증권사에 외사가 담보로 국고채를 요구했고, 증권사는 국고채를 빌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증권사 FX 스와프 거래에서도 문제가 생겼다"며 "지난달 현물환율이 상승해 바이앤드셀로 달러를 조달한 증권사 포지션에서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와프은행에서 증권사에 담보를 요구했고 증권사는 국고채를 빌린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대차 거래량이 많은 채권은 국고채 19-7(3년 지표물), 국고채 19-8(10년 지표물), 국고채 13-6(10년 비지표물), 국고채 19-5(5년 비지표물), 국고채 14-5(10년 비지표) 등이다.

지난달 채권 금리가 상승해 채권 대차 수요가 증가했다는 분석도 있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국고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시장이 약세를 나타냈다"며 "지난달 외국인이 국채선물을 매도해 국내 기관이 국채선물 매도로 헤지하지 않고 대차거래로 헤지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증권사 한 운용역은 "지난달 채권 대차 상위종목에 국고채 10년물이 많다"며 "10년물 약세를 노리고 대차거래를 했을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달 국고채 3년물 금리는 5.8bp 하락했다. 5년물 금리는 8.5bp 상승했다. 10년물 금리는 17.9bp 올랐다. 20년물, 30년물, 50년물 금리는 각각 25.6bp, 24.4bp, 24.4bp 상승했다.

국채 선물가격이 저평가된 날이 많아 채권 대차 거래가 증가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허태오 삼성선물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도 영향 등으로 선물가격이 이론가를 밑도는 날이 많았다"며 "이 때문에 매도차익거래를 노린 채권 대차 수요가 증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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