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미국에서 중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본격적으로 확산하면서 사무용 빌딩도 직격탄을 맞게 됐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그간 사무용 빌딩은 기업에 장기 임대를 주고 안정적인 임대료가 예상돼 안전자산으로 여겨졌고 경기 침체에도 수요가 높았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로 임대료 인하를 요구하는 임차인이 늘고 공실률도 뛰면서 사무용 빌딩도 더는 안전 자산이 아니게 된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사무 공간 컨설팅업체 노텔의 아몰 사르바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사무실 공간 바이러스라는 것을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바이러스는 여러 다양한 충격을 낳지만 완벽하게 명백하고 거대한 여파는 전 세계 사무실들이 폐쇄되고 있고 언제 끝나는지 모른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사무용 건물은 지난 10년간 기관 투자자들의 수요로 급증해왔고 현재 다른 형태의 부동산 자산보다 수입이 상대적으로 더 높다.

하지만 안전 자산에 대출하려는 은행이 몰리면서 사무용 건물 소유주는 그만큼 빚도 늘어나게 됐다. 이는 경기 호황기엔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코로나 사태로 경기가 급랭하면서 위험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린스트리트어드바이저스의 대니얼 이스마일 선임 연구원은 "빚을 많이 지는 것은 경기 하강기에 무서운 일이고 경기가 반등할 때 공격적으로 돌아설 수 있는 능력을 제한한다"고 말했다.

사무용 빌딩 매물이 늘어나는 것은 호텔과 소매점 외 상업용 부동산까지 위기가 확산하고 있으며 16조달러 규모의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는 뜻이다. 상업용 부동산을 담보로 한 모기지 시장 규모는 4조5천억달러에 이른다.

WSJ은 "상업용 모기지와 모기지 담보 증권에 투자한 일부 대출 기관은 은행으로부터 이미 마진콜을 받기 시작했다"며 "상업용 모기지 증권의 가치는 급락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대 부동산 임대회사 중 하나인 SL그린리얼티의 부채는 세전·이자지급전이익(EBITDA)의 10배에 이른다. 주요 부동산 회사 가운데 부채 규모가 가장 크다. 이 회사의 주가는 올해 들어 53% 폭락했다.

또 다른 대형 부동산 임대업체 보르나도 리얼티 트러스트 또한 올해 주가가 49% 떨어졌다.

사무용 건물 소유주들이 마주한 위험 중 하나는 기업들이 경기 불확실성 속에 새로운 빌딩 계약을 중단했다는 점이다.

금융기관 JLL에 따르면 뉴욕 맨해튼에서는 지난 1분기 사무용 건물 임대 거래량이 지난 10년간 동기 평균 대비 46.9%나 급락했다.

더 큰 걱정거리는 임차인들이 임대료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소기업 소셜미디어 업체 얼라이너블이 지난주 1천개의 소기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0%는 4월에 임대료나 모기지 원리금을 전혀 못 낼 것이라고 답했다. 또 다른 20%는 일부를 내는 데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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