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최정우 기자 =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국내 증권사들의 등급 하향 검토를 발표하면서 국내 증권사들의 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무디스는 KB증권(A3)과 NH투자증권(Baa1), 한국투자증권(Baa2) 현재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 검토 대상에 올렸다고 밝혔다.

무디스는 국내 증권사들의 파생결합증권 자체 헤지 거래에 따른 손실과 단기금융업, 우발부채, 증가한 해외 부동산 등을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코로나19발 금융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앞서 나이스신용평가도 파생결합증권 리스크와 부동산가격 하방 위험을 꼽으며 증권업에 대한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내린 바 있다.

최근 가장 우려가 되는 부분은 유로스톡스50지수 등 해외 기초자산 하락에 따른 ELS 자체 헤지에 따른 손실이다.

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ELS 발행잔액은 공사모를 합쳐 한국투자증권이 6조2천억원, KB증권 5조5천억원, NH투자증권 3조4천억원 수준이다.

이로 인해 업계에서는 증권사의 1분기 ELS 자체헤지 손실액이 많게는 수백억 원에 이를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KB증권과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은 발행어음 발행에 따른 운용손실도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증권사별 차이는 있지만 일부 발행어음이 최대 연 5%에 달하는 고금리를 줬던 것이 유동성 위기에 대처하려는 것 아니었냐는 해석도 나온다.

김성진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단기자금 조달 시장이 어려워졌기 때문에 발행어음 관련해서도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추가 자료가 더 확보된 후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무디스의 이번 신용 진단이 위험 요소를 반영한 결과라기보다는 강화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권고 수준일 것이란 진단도 나온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과거 2008년 금융위기 때 미국 IB들은 신용등급을 발표할 때마다 A에서 BBB로 한 번에 내리는 등 하향 폭이 컸다"며 "이 정도는 되어야 파산 가능성이 언급되는 것이고 국내 증권사는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바꾸는 수준으로, 위험한 부분을 개선하라는 의미 정도"라고 진단했다.

그는 "지금 국내 초대형 IB들이 자기자본을 확충하면서 보험사보다 커졌는데 사업 구조가 해외 부동산 등에 몰리며 유동성 문제에 대한 우려들이 나오고 있다"면서도 "정책적으로 한국은행이 증권사에 대출을 해주는 등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것이 많고, 은행계열 증권사는 상대적으로 더 상황이 낫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ELS 자체 헤지의 경우 1조6천억원 규모에 불과해 유동성에 큰 문제가 없다"며 "발행어음도 고객자산을 기반으로 보수적으로 운용하고 있으며 발행어음을 발행하지 않는 증권사들에 비해 자금조달 채널이 추가로 마련돼있기 때문에 경쟁사들에 대비 여유로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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