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 부동산 시장이 어려운 현실에 직면하게 됐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8일 보도했다.

모기지은행협회(MBA)는 3월 하반기 2주간 모기지 지불 유예 신청 건수가 20배 가까이 늘었다고 발표했다.

미국 정부는 직장을 잃었거나 자금 융통이 어려운 가구를 대상으로 모기지 납부를 연기할 수 있는 대책을 도입했다.

이 프로그램은 소비자를 구제하는 위한 조치지만, 한편으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대표적인 예가 모기지 서비서(mortgage servicer)의 자금 사정 악화다. 이들 업체는 은행 대출을 매월 회수하고 연체 수수료를 징수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신문은 납부가 연기되는 대출이 늘어나면 이들 업체의 경영난이 커질 우려가 있다며, 모기지 서비서의 보호를 위해 정부의 모기지 지원책 수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받는 타격도 심해지고 있다. 외출 자제령에 따라 영화관과 레스토랑 등이 영업을 중단해 이들 점포가 입주한 부동산 임대 수입이 막힐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어서다.

부동산투자신탁(REIT)의 경우 투자 부동산의 임대 수입이 밀려 배당 인하가 불가피해지고 있다. REIT는 수익의 90%를 배당 등으로 투자자들에게 지불해야 하는 의무가 있으나 임대 수입이 감소하면서 배당 자금이 부족하게 됐다.

재택근무 등의 여파로 사무실 부동산 시장의 장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뉴욕 맨해튼의 사무실 빌딩 공실률은 작년 말 12%로, 9월 말 11%에서 소폭 상승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가 길어지면 사무실 임대 계약을 중도 해약할 수밖에 없는 업체도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맨해튼에서 30년 이상 부동산업을 영위한 한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경향이 코로나 사태 이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부동산 시장의 미래는 코로나 이전과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증시만 전망할 게 아니라 부동산 시장이 직면한 가혹한 현실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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