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국내 상장기업 5곳 중 1곳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계기업으로 분류된 곳도 2년 새 2배 증가하는 등 업황 부진에 따라 기업들의 재무 건전성 악화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은 9일 코스피 상장기업 685개사의 개별·별도 재무제표를 분석해 이러한 결과를 내놨다.

지난해 이자보상배율이 1보다 작은 기업은 143개로, 상장기업 5개 중 1곳(20.9%)에 달했다.

2016년 94개사에서 2017년 105개사, 2018년 123개사 등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3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을 지불하지 못한 한계기업은 2017년 28개사에서 지난해에는 57개로 두 배가량 늘었다.

상장기업의 현금성 자산도 빠르게 감소했다.

685개사의 현금성 자산은 2018년 142조원에서 지난해 131조7천억원으로 10조3천억원(-7.3%) 감소했다.

2018년 3.2% 감소한 데 이어 2년 연속이다.

절반 이상(51.8%)인 355개 기업의 현금성 자산이 줄었다.

기업의 자산대비 현금 보유 비중인 현금자산 비율도 2016년 9.3%에서 2019년 7.6%로 3년 연속 감소했다.

상장사들의 현금성 자산 감소는 영업활동 현금흐름의 영향이 컸다.

지난해 기업들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102조6천억원으로 1년 전의 137조7천억원에 비해 25.5% 감소했고, 최근 5년 중 가장 적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줄어든 313개 기업 중 적자 기업은 133개로 전체 상장사의 19.4%를 차지했다.

현금이 줄면서 순차입금도 증가했다.

총차입금에서 현금성 자산을 제외한 순차입금은 171조2천억원에서 236조9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38.4% 급증했다.

한경연은 차입금 증가와 비교해 현금 유입이 줄면서 기업들의 재무 부담이 가중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품이 팔리지 않다 보니 재고자산도 역대 최대를 나타냈다.

지난해 상장사가 보유한 재고자산은 99조9천억원으로 사상 최대라고 한경연은 설명했다.

재고가 매출로 반영되는 속도인 재고자산회전율은 11.5회로 2017년 14.3회 이후 2년 연속 감소했고, 매출로 이어지는 평균일수는 2017년 25.5일에서 2019년 31.7일로 일주일가량 증가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만성적 한계기업이 증가한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경제 위기로 한계상황까지 내몰리는 기업은 더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추 실장은 "존립의 기로에 선 기업들이 위기를 버텨낼 수 있도록 자금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spn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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