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연기금과 공제회가 '새 먹거리'로 삼았던 해외 부동산 투자에서 리스크가 증폭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가 둔화하면서 부동산 수익성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든 호텔 투자에 나선 기관들은 이자 수익도 제대로 건지기 힘든 상황에 직면하는 등 믿었던 해외 부동산 투자에서도 발등을 찍히고 있다.



◇해외 대체투자 열올린 연기금·공제회, 코로나19에 '울상'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지난해 말 기준 해외 대체투자 규모는 59조5천억원에 달하며, 이중 부동산 비중은 40%가량이다.

사학연금 포트폴리오 중 부동산을 포함한 해외 대체투자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10.4%며, 공무원연금의 중장기 투자자산 중 대체투자 비중은 20.13%다.

대부분의 공제회는 대체투자가 전체 포트폴리오의 절반에 달할 정도로 비중이 높은 상황이다.

연기금과 공제회들은 수익률 제고를 위해 너도나도 해외 부동산 등 대체투자에 열을 올렸다. 주식은 변동성이 크고, 채권은 저금리 기조가 이어져 중위험·중수익으로 평가되는 대체투자에 눈을 돌린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부동산, 인프라 등 해외 대체투자도 안전하지 않게 됐다.



◇호텔·리테일 '직격탄'…오피스 빌딩 투자도 불안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해외 호텔의 경우 대출 투자를 한 연기금과 공제회 등 기관투자자들이 이자 수익을 받기 힘든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로 국가 자체가 '셧다운'되자 호텔은 고사 위기에 처했고, 대부분의 해외 호텔들이 이자 지급 유예 협상 공문을 보내온 것으로 전해졌다.

쇼핑몰이나 대형 마트들도 손님들의 발길이 끊겨 수익률이 급락해 투자 배당을 받기도 힘든 지경이 됐다.

호텔이나 리테일 시설의 경우 매출에 투자 수익이 직접적으로 연동되기 때문에 투자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다.

공항, 도로 등 안전하다고 여겨졌던 인프라 투자도 경제 주체 간 이동이 줄면서 배당 수익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연기금과 공제회가 해외 부동산 중에서 가장 많이 투자했던 해외 오피스 빌딩은 이자, 배당 등에서 아직은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 임차 계약이 돼 있고, 주로 핵심 지역에 위치해 다른 대체투자보다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은 대신 위험은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기침체가 장기화해 기업의 현금흐름이 말라붙는 지경까지 이르면 오피스 빌딩도 안심할 수 없다.

코로나19로 대체투자 거래 자체가 얼어붙고,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부동산의 자산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

유동성이 떨어지는 대체투자 자산 특성상 공정가치 평가가 실시간으로 파악이 어려워, 코로나19에 타격을 받은 부동산의 가치가 정확히 얼마인지는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을 전망이다.

공제회의 한 대체투자 운용역은 "호텔과 리테일 등 자산이 코로나19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며 "해외 오피스 빌딩은 상대적으로 낫다고 하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 힘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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