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해 실행한 정책의 효과를 지켜보기 위해 기준금리를 0.75%로 동결했다.

금통위는 9일 기준금리를 이같이 결정했다.

◇ 코로나19에 정책대응 집중…효과 점검

금통위는 2월 말부터 코로나19의 경기둔화를 방어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내놓았다. 정책이 당초 예상한 경로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점검할 시간이 필요하다.

금통위는 지난 달 임시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0.75%로 50bp 긴급 인하했다. 실효하한 이슈로 0%대 금리가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한국도 제로금리 시대로 접어들었다.

금통위는 기준금리 인하에 그치지 않고 다양하고 강력한 정책대응을 내놓았다.

지난 2월 금통위에서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를 25조원에서 30조원으로 5조원 증액한 데 이어 3월 금통위에서는 금중대 대출금리를 25~50bp 인하했다.

또, 코로나19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과 이에 따른 금융기관의 유동성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원화유동성 공급에 나섰다.

한은은 공개시장운영 환매조건부증권(RP) 대상기관에 비은행 통화안정증권 대상기관과 국고채전문딜러를 추가했다. 또 적격담보증권과 RP 대상증권에 8개 공공기관 발행채권과 일반은행채로 확대했다.

또, 채권시장의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국고채 단순매입을 실시했고 전액공급방식의 RP매입제도를 도입했다.

금융기관의 담보여력 확충을 위해 당초 담보증권 제공비율 인상 계획을 미루고 차액결제이행용 담보증권 제공 비율을 70%에서 50%로 낮췄다.

한은은 외화유동성 공급에도 나섰다. 지난 달 19일 600억 달러 규모의 한미 통화스와프를 전격 체결한 데 이어 이 자금을 활용해 두 차례 외화대출을 실시했다.

금융당국은 은행 선물환포지션 한도를 25% 확대했고 3개월동안 외환건전성 부담금 부과를 제외시켰다.

◇ 코로나19로 경기둔화 불가피…주요국 적극적 대응 중

글로벌 경제는 코로나19에 따른 둔화가 불가피하다. 국제신용평가사들은 세계 경제성장률을 일제히 큰 폭 하향 조정하고 있다. 피치는 2.5%에서 마이너스(-)1.9%로 대폭 조정했다.

한국 경제도 1분기 역성장 현실화에 이어 2분기에도 역성장을 보일 수 있다는 우려가 부상하고 있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3.0%, 모건스탠리는 -1.0%를 전망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이 1.3%로 1%대 성장을 전망하면서 낙관적인 편에 속했지만, 이 역시 지난해 한국 경제 성장률 2.0%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각국 중앙은행은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낮추고 각종 기구를 설립해 정부와 협업해 기업어음(CP)까지 매입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유럽중앙은행(ECB)도 CP와 ETF 매입도 가능하다고 밝힌 데 이어 국가별 채권 매입 한도를 없앴다.

일본은행(BOJ)은 ETF 매입 규모를 늘리고 국채 매입도 증액하는 등 금융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호주중앙은행(RBA)은 기준금리를 0.25%까지 낮췄고 뉴질랜드중앙은행도 기준금리를 75bp 낮춘 후 300억 뉴질랜드달러 국채를 매입하겠다고 발표했다.

◇ 실효하한 코 앞…실행가능한 카드는

주요국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이미 실효하한까지 낮췄다. 연준 뿐만 아니라 호주도 0.25%까지 금리를 낮추고 현재가 실질적 하단이라고 공식 언급했다.

한은이 사상 처음 0%대 금리로 접어든만큼, 실효하한에 대한 고민은 더 커질 전망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한은이 25bp 한번 더 금리를 내릴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금리 여력이 많지 않은만큼, 한은이 향후 쓸 수 있는 카드에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한은은 최근 한은법 제80조를 기반으로 비은행 직접 대출도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한은이 80조를 실행하려면 정부와의 협의 등 거쳐야 할 절차가 많다. 본격적 논의가 이뤄질지 살펴봐야 한다.

한은의 적격담보 확대 가능성도 있다. 현재 한은은 정부보증채와 은행채, 8개 공사채를 적격담보로 두고 있다. 적격담보를 국가신용등급 이상의 공사채 전체로 확대하는 등의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중이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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