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9일 달러-원 환율은 1,210∼1,220원 박스권에서 비교적 무거운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성금요일 연휴를 앞두고 이날부터 사실상 미국 부활절 연휴 분위기에 접어들면서 달러-원 흐름은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겠고 오스트리아 등 유럽 일부국도 봉쇄 완화 계획을 발표하면서 기나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국도 정점을 지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커졌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지에서도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 증가세가 둔화해 봉쇄 완화 시점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프랑스는 전국적인 이동제한 명령을 연장했다.

시장이 '코로나 블루(corona blue)'에서 점차 회복하려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뉴욕 증시에서 주가지수가 대폭 상승했다.

유가도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이 대규모 감산에 합의할 것이란 기대가 부상하면서 큰 폭으로 상승했다.

달러-원 환율을 끌어올릴 강한 동력이 약해진 만큼 지난 달과 같은 극심한 변동성은 크게 줄었고 1,210원대에서 박스권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희망과 불안이 교차하고 있는 가운데 달러-원 하단이 깊진 않을 것이다.

1,210원대에서 여전히 안전자산인 달러 매수 수요가 꾸준한 가운데 결정적으로 증시에서 외국인이 지난달 5일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어 달러-원이 본격적으로 하향 곡선을 그릴 것이라 보기엔 무리가 있다.

다음 주 삼성전자 등 굵직한 배당금 지급일을 앞두고 역송금 경계는 꾸준히 달러-원 하단을 지지할 것이다.

이날 주요 이벤트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다.

이미 지난달 임시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치로 내린 만큼 기준금리 동결에 일부 인하 소수의견이 나올 수 있다.

시장의 관심은 기준금리 자체보다는 증권사에 대한 유동성 공급 방안 등 추가 조치 여부다. 금통위 이후 이주열 총재의 기자회견에서 관련 내용이 언급될 경우 시장이 추가로 안도하겠으나 비둘기파적인 스탠스 자체는 원화 약세 재료인만큼 달러-원 영향은 제한될 수 있다.

미국 대통령 선거와 관련해선 또 하나의 불확실성이 해소됐다.

급진 좌파 성향으로 통하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을 포기하면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됐다. 시장 심리도 이에 안도했다.

유로화 약세와 아직도 불안정한 코로나19 확진자 및 사망자 수 추이는 달러화를 떠받칠 재료로 유효하다.

전일 장 마감 무렵에도 유럽연합(EU) 재무장관들이 코로나19와 관련한 재정 지원 합의에 실패하자 유로화 약세, 달러화 강세가 재차 나타나면서 달러-원 환율이 낙폭을 대거 반납한 바 있다.

코로나19 확진자 수 둔화 기대 및 각국 부양책과 생산 및 투자 차질로 인한 대량 실업 등 경제 타격 우려가 부딪히면서 달러-원에 상하방 압력을 동시에 가하는 형국이다.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선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이 경제가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했음이 명확해질 때까지 제로 수준 금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견해를 표명했음을 확인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79.71포인트(3.44%) 급등한 23,433.5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90.57포인트(3.41%) 오른 2,749.9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203.64포인트(2.58%) 상승한 8,090.90에 장을 마감했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55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220.90원) 대비 5.55원 하락한 수준인 1,214.80원에 마지막으로 호가됐다. (금융시장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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