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글로벌 크레딧 시장이 점차 정상화되면서 그동안 대기 중이었던 많은 국내 기업들이 외화 조달에 나설 전망이지만 제반 여건은 여전히 우호적이지 않다고 국제금융센터가 8일 평가했다.

국금센터는 "3월 이후 극심한 불안 장세를 보였던 글로벌 크레딧 시장이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정책 지원에 힘입어 최근 신규 발행이 급증하는 등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투자등급 시장의 신용 스프레드는 지난달 23일 373bp로 정점을 기록한 후 최근 263bp로 하락했다. 또 지난달 19일 이후 신규 발행이 급증해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인 2천592억 달러(316조 원)를 기록했다.

아시아에서는 이달 1일 중국 바이두가, 7일에는 산업은행이 달러 공모채 발행을 재개했다.

국금센터는 연방준비제도와 유럽중앙은행(ECB) 등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이 시장 안정에 기여하고 있지만, 실물경제 충격과 기업 재무구조 악화 위험에 따른 불확실성이 상당하다고 우려했다.

국금센터는 "우호적인 정책 환경에도 불구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경제 충격이 기업실적 악화, 디폴트 위험 증가 등으로 이어지고 있어 시장의 펀더멘털 훼손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수급 여건을 볼 때 기업의 현금확보 목적 등으로 발행 수요가 급증하는 반면 투자자들은 신중한 태도를 나타내고 있어 당분간 매수자 우위(Buyer's market) 상황이 이어질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국금센터는 투자등급 내에서도 고등급, 자국기업, 코로나19 비(非)민감업종, 장기물에 대한 투자자의 선호가 뚜렷하다고 전했다.

국금센터는 제반 여건이 여전히 우호적이지 않은 만큼 조달금리 절감보다는 유동성 확보에 집중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센터는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 위험을 고려할 때 신용 스프레드가 크게 하락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국내기관들은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하면서 향후 불확실성에 대비한 외화 유동성 확보에 주안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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