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4월 통화정책방향에서 국내 경제의 성장세가 크게 둔화했고, 향후 성장경로의 불확실성도 매우 높아졌다고 밝혔다.

한은은 9일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국내경제는 성장세가 크게 둔화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해 '국내경제는 성장세가 약화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한 지난 2월 문구를 더 비관적으로 수정했다.

한은은 "소비가 큰 폭 감소한 가운데 설비투자 회복이 제약되고 건설투자 조정이 이어졌으며 수출도 소폭 감소했다"며 "올해 중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 2월 전망치(2.1%)를 큰 폭 하회할 것으로 예상되며, 성장 전망경로의 불확실성도 매우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은은 지난 2월 통방문에서 소비는 '위축', 설비투자는 '부진이 완화', 수출은 '둔화'라고 판단했지만 이를 모두 더 부정적으로 바꾸었다.

건설투자는 조정이 이어졌다는 판단을 유지했다. 성장률 전망은 지난 2월 '2%대 초반 수준에서 지난 11월 전망치(2.3%)를 하회할 것'으로 서술했다가 전망 수준을 더 낮췄다.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은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는 문구를 '매우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수정했다.

한은은 통화정책과 관련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세계적 확산에 따른 파급영향이 점차 확대되고 있으므로,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운용함으로써 거시경제의 하방리스크와 금융시장 변동성을 완화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2월 방향문과는 다르지만 지난 3월 16일 임시금통위에서 "국내외 금융·경제 여건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만큼 앞으로도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운영하여 거시경제의 하방리스크와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완화해 나갈 것이다"고 말한 것과 유사한 입장이다.

한은은 또 4월 통방문에서 완화정도의 조정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모니터링 요인으로 코로나19의 확산 정도와 국내 금융·경제에 미치는 영향, 금융안정 상황의 변화를 꼽았다.

지난 2월에는 코로나19의 확산 정도와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 가계부채 증가세 등 금융안정 상황의 변화, 글로벌 무역분쟁, 주요국의 경기, 지정학적 리스크 등의 전개 상황 등 더 여러가지 요인을 열거했다.

한은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앞으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다'라는 지난 2월 문구는 그대로 유지했다.

물가에 대한 서술도 비관적으로 바뀌었다.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공업제품 가격의 상승폭 축소 등으로 1% 수준으로 낮아졌다'고 말했다.

지난 2월에는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 전환, 석유류 가격 오름세 확대 등으로 1%대 중반으로 높아졌다'고 진단한 바 있다.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은 '0%대 후반으로 상승'에서 '0%대 중반에서 소폭 하락했다'는 문구로 수정했고,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1%대 후반을 유지했다'는 서술을 유지했다.

한은은 향후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근원인플레이션율은 국제유가 하락 영향 확대, 수요측 압력 약화 등으로 낮아져 지난 2월 전망치인 1.0%와 0.7%를 상당폭 하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2월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 초반을 보이다가 다소 낮아져 올해 중 1% 내외'라고 전망했고, 근원인플레이션율은 '0%대 후반을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은은 세계경제에 대해서 "코로나19의 전세계적 확산 영향으로 크게 위축됐다"며 "국제금융시장에서는 경기침체 우려, 국제유가 급락 등으로 주요국 주가가 큰 폭 하락하고 국채금리와 환율이 급등락하는 등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었다"고 말했다.

한은은 지난 3월 임시 금통위에서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심화되었다"며 "또한 그 영향으로 국내외 금융시장에서 주가, 환율 등 주요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크게 증대되고 국제유가가 큰 폭 하락했다"고 말했다.

한은은 3월 임시 금통위 당시 이와 관련해 "이에 따라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확대하여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완화하고 성장과 물가에 대한 파급영향을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한은은 4월 통방문에서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코로나19의 확산 정도, 각국의 정책대응 및 파급효과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2월 통방문에서는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코로나19의 확산 정도, 보호무역주의 및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 상황을 중요 요인으로 꼽았다.

한은은 고용 상황에 대해 2월까지는 취업자수의 높은 증가세가 이어졌으나, 일시휴직자는 경제활동이 위축되면서 증가했다고 말했다.

지난 2월에는 '고용 상황은 취업자수 증가폭이 확대되는 등 개선되는 움직임을 지속했다'고 평가한 바 있다.

한은은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대했다고 말해 '소폭 확대'에서 표현을 수정했고, 주택가격은 3월 중순 이후 오름세가 둔화됐다고 서술해 '서울 이외 수도권을 중심으로 비교적 높은 오름세를 나타냈다'고 말한 평가를 수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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