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직격탄을 맞은 항공과 유통, 정유사들의 단기 자금 사정이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 지급능력이 매우 낮은 수준인 데다, 과도한 매출채권으로 자금 융통 또한 쉽지 않은 상황이다.

◇ 악화 추세 뚜렷한 단기 지급능력

9일 연합인포맥스가 항공과 유통, 정유사의 사업보고서를 토대로 주요 기업의 당좌비율을 집계한 결과 감소세가 뚜렷했다.

당좌비율은 유동자산중 현금화하는 데 시간이 소요되는 재고자산을 제외한 당좌자산을 유동부채로 나눈 값으로 기업의 단기적인 지급능력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지표다.

통상 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과 함께 금융기관이 기업의 대출 여부 등을 심사하면서 상환능력을 체크할 때 유심히 보는 지표로 은행가 비율이라고도 한다.

일반적으로 100% 이상이면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

예컨대 당좌비율이 110%라는 것은 현금화가 가능한 예금이나 유가증권, 매출채권 등을 통해 1년 이내 상환해야 하는 유동부채를 모두 상환하고도 10% 정도의 현금이 남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대표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당좌비율은 32.05%, 29.29%로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제주항공은 46.01%, 에어부산은 39.15%였다.

다만 한진칼(108.69%)과 진에어(114.77%), 티웨이항공(94.71%)은 당좌비율이 높은 수준이었다.

항공사들의 당좌비율 감소세도 뚜렷했다.

2018년 말과 비교할 때 주요 항공사 중 한진칼만 당좌비율이 4.28%포인트(p) 올랐고 대한항공은 5.26%p, 아시아나항공은 7.46%p 하락했다.

제주항공과 에어부산은 각각 44.29%p, 44.86%p 내렸고 티웨이항공은 87.70%나 하락했다.

유통사들의 당좌비율 역시 낮은 수준을 맴돌았다.

지난해 말 기준 신세계의 당좌비율은 23.06%에 이마트는 33.05%, 롯데쇼핑은 55.02%였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신세계는 5.30%p, 롯데쇼핑은 7.79%p 하락했다.

이마트는 9.90%p 올랐다.

정유사들의 당좌비율은 항공사, 유통사들보다는 견조한 수준이었지만 역시 하락추세에 있었다.

SK이노베이션의 당좌비율은 지난해 말 96.85%로, 1년 전보다 20.61%p 내렸다.

에쓰오일은 42.32%로 4.52%p, GS는 47.11%로 4.64%p 하락했다.



◇항공·정유사, 과다한 매출채권으로 자금 융통 타이트

 

 

 

 

 

 

 

 

 







외상으로 제품을 팔고 돈 받기까지 시간이 걸리면서 항공과 정유사들은 자금 융통 또한 쉽지 않은 상태다.

매출채권 대비 매입채무 비율을 조사한 결과 항공사들의 자금 상황은 매우 타이트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채권 대비 매입채무 비율은 기업 간 신용관계를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로 기업의 자금관리에 중요한 지표로 활용된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유동비율 또한 높게 나타나는 성향이 있지만 매출채권이 과다할 경우 자금 사정 악화를 초래할 수 있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지난해 말 제주항공의 매출채권 대비 매입채무 비율은 5,506.46%였다.

외상으로 제품을 팔아서 발생한 채권이 외상으로 물품을 사서 생긴 부채의 55배에 달한 것이다.

한진칼은 827.20%, 대한항공은 357.79%, 아시아나항공은 228.62%로 역시 높았다.

진에어(26.55%)와 에어부산(28.63%), 티웨이항공(34.98%)으로 낮은 수준이었다.

정유사의 경우 GS와 현대중공업지주가 지난해 말 매출채권 대비 매입채무 비율이 각각 145.93%, 115.16%로 높은 편이었다.

SK이노베이션은 반면 89.61%, 에쓰오일은 79.43%로 외상으로 받을 돈보다 외상 빚이 더 많았다.

정유사들은 유가 하락으로 매출채권이 1년 사이 급격히 줄어드는 모습도 보였다.

에쓰오일의 지난해 말 매출채권은 총 1조6천439억원으로 2018년 말보다 3천292억원(20.03%) 감소했다.

같은 기간 SK이노베이션은 2천805억원(5.97%), 현대중공업지주는 1천557억원(6.13%) 줄었다.

GS도 703억원(6.78%) 매출채권이 감소했다.

유통사들은 낮은 매출채권 대비 매입채무 비율로 자금 유통 상황이 원활했다.

이마트의 지난해 말 매출채권 대비 매입채무 비율은 44.40%, 롯데쇼핑은 84.27%였다.

다만 신세계는 152.91%로 상대적으로 높은 매출채권 대비 매입채무 비율을 나타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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