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임하람 기자 = 서울외환시장의 외환딜러들은 한국은행의 4월 금융통화위원회가 시장 예상보다 비둘기파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달러-원 환율에는 소폭 상방 압력을 가하는 요소지만, 강한 환율 상승 모멘텀은 주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9일 한은은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0.75%로 동결했다.

기준금리 동결은 시장의 예상에 부합했지만, 두 명의 기준금리 인하 소수의견이 출회했다.

금통위는 통방문에서 "국내 경제 성장세가 크게 둔화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금년 중 GDP 성장률은 지난 2월 전망치(2.1%)를 큰 폭 하회할 것으로 예상되며, 성장 전망경로의 불확실성도 매우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부정적 경기 인식을 드러냈다.

이 총재도 기자간담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언급했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코로나19 사태의 진전 상황에 달려 있으나, 1%대 달성 여부에 대해서는 "쉽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날 달러-원 환율은 기준금리 동결 결정 직후 전일대비 8.60원 내린 1,212.30원까지 하락했으나, 이후 통방문과 이 총재의 기자간담회를 반영하며 낙폭을 3~4원대로 줄였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금리 동결은 시장 예상에 부합했으나, 통화정책방향 결정문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기자간담회는 추가 인하 여지를 열어두면서 비둘기파적 색채를 드러낸 것으로 평가했다.

달러-원 환율에는 소폭 상승 압력을 가한 것으로 진단했다.

A 은행의 외환딜러는 "금통위가 예상 수준에서는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면서도 "그러나 아무래도 금리 인하 여지를 남겨두면서 달러-원 스팟 환율이 올랐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그러면서도 "원화만 약세로 차별화되는 느낌인데, 다른 통화와 달리 홀로 움직이기는 어렵다"며 "(달러-원 환율이) 오후에는 다시 다른 통화와 연동되며 안정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B 은행의 외환딜러는 "금통위는 시장 예상보다 도비쉬(비둘기파적)했고 환시에서는 1~2원 수준의 임팩트를 줬다"면서 "다음 달에 금리를 인하해도 이상하지 않고, 충분히 더 완화적일 수 있다는 의지를 드러냈고 그런 면을 시장이 가격에 반영했다"고 말했다.

C 은행의 외환딜러도 "금통위가 달러-원 환율에 급격한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지만, 전반적으로 비둘기파적이었고 시장도 이를 반영해 달러-원 환율에 상방 압력을 실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금통위 재료는 달러-원 환율의 중장기 방향성을 결정지을 정도의 강한 영향은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D 은행의 외환딜러는 "최근에는 실수요 물량 처리만 있고 특별한 방향에 대한 베팅이 없다"며 "금통위가 중요한 재료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달러-원 환율은 주식 매도에 따른 역송금 혹은 배당금 수요 등에 하단이 계속 지지되며 1,215원 중심으로 등락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환율의 방향성은 여전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세가 정점을 지났는지 여부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B 은행의 외환딜러는 "현재 시장에 거대한 모멘텀은 전혀 없는 상황이다"며 "시장은 전반적으로 코로나19 관련 악재는 나올 만큼 나왔다고 보는 듯하지만, 다음 문제는 이제 경기 흐름이 어떻게 될 것인지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서구권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진행형이라 두 번째 충격이 언제 올지 불확실하고, 2분기 글로벌 경제 악영향은 피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라며 "이것이 명확해지는 순간 시장은 움직일 것으로 보이고, 그전까진 현재의 횡보 흐름이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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