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철 삼일PwC 딜비즈니스 부문장(부대표)>



(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기자 = 삼일PwC는 국내 최대의 인력과 시스템을 갖춘 명실상부한 회계ㆍ컨설팅 회사지만, 인수ㆍ합병(M&A) 자문시장에서만큼은 남모를 속병을 앓아 왔다.

이해 상충 문제를 빗겨나고 독립성을 유지해야 했기 때문에 회계감사를 맡은 대기업들의 매각 자문은 맡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태생적으로 국내외 투자은행(IB)들과 출발선 자체가 다르다 보니 M&A 재무자문에서 큰 딜을 따내기는 쉽지 않은 환경이었다. 따라서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서너 배의 노력이 절실했다.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삼일PwC는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지난해 국내외 IB와 회계법인들의 M&A 재무자문 실적(금액기준)에서 당당히 4위에 올랐다.

거래건수는 27건으로 압도적인 1위였다. 중소형 M&A에서는 삼일PwC를 따라올 곳이 사실상 없었다.

삼일PwC는 이러한 노력과 성과로 인해 연합인포맥스와 한국경제신문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제3회 한국 IB대상'에서 M&A재무자문 부문 수상회사로 선정됐다.

삼일PwC에서 M&A 자문사업을 책임진 이종철 부대표(딜 비즈니스 부문장)는 "그간 기업들과 쌓아왔던 네트워크가 밑바탕이 됐고, 특히 중소기업이 겪는 고충을 해결해 주려고 선제로 찾아가는 전략을 활용한 게 나름의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풀이했다.

이 부대표는 "최근 들어 성장 동력 확보 차원에서 해외의 매물을 찾는 중소기업들이 적지 않다. 대기업들과는 다르지만, 중소기업들이 안은 고민을 해결해 주는 솔루션을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삼일PwC는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 국가의 기업들을 타깃으로 한 딜 자문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파키스탄과 인도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최근에는 눈길을 유럽으로 돌리고 있다. 재정위기로 극심한 경기침체를 겪는 유럽에서 알짜 매물들이 나올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이 부대표는 "올해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유럽 쪽을 열심히 보려고 한다. 특히 남유럽 쪽 국가의 기업들을 유심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딜을 진행하는 것은 없는 상태이지만 적당한 시기가 찾아올 경우를 대비해 탐색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는 게 이 부대표의 설명이다.

다만, 출구전략(Exit Plan)에 대한 명확한 판단이 서지 않고 있다는 점과 가격이 아직은 덜 싸졌다는 점이 다소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럽 국가들의 경기 회복 속도가 얼마나 빨리 이뤄지느냐에 대한 전망과 출구전략과는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그러나 아직은 판단하기 쉽지 않은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기의 문제일 뿐 유럽 기업들을 상대로 한 M&A는 상당한 매력이 있을 것으로 그는 보고 있다.

4월경에는 유럽에 초점을 맞춘 M&A 전략 등을 주제로 투자자들을 상대로 한 세미나도 개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 부대표는 해외와 달리 올해 국내 M&A 시장은 그다지 '재미'가 없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특히 4월 총선과 대통령 선거가 M&A 시장에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일각에서는 올해 국내 M&A 시장을 소위 최대 '빈티지(포도가 풍작인 해에 유명 양조장에서 만들어진 고급 포도주)'라고 하지만 두 차례 예정된 선거가 불확실성을 높일 수 있다. 정치 일정과 얽혀 M&A가 활발하게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pisces73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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