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산유국 감산 협상 결과를 주사면서 급격한 변동성을 보인 끝에 급락했다.

9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2.33달러(9.3%) 급락한 22.7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모임인 OPEC+ 긴급 회동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OPEC+의 화상 긴급회동이 진행 중인 가운데 관련 소식에 따라 유가가 요동쳤다.

장 초반에는 산유국들이 최소 하루 1천만 배럴 이상 감산에 방침에 거의 합의했고, 전 세계 감산 규모가 최대 하루 2천만 배럴에 달할 수 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유가가 급등했다.

WTI는 장중 한때 전장 대비 12% 이상 치솟기도 했다.

유가는 하지만 확정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는 가운데, 관련한 소식들이 지속해서 전해지는 데 따라 차츰 반락했다.

CNBC에 따르면 로이터 등 산유국들이 하루 평균 1천200만 배럴을 감산하고, 전 세계 나머지 다른 주요 산유국이 500만 배럴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감산 규모가 하루 평균 1천만 배럴에 그칠 것이란 보도도 나왔다.

감산 규모를 정하는 기준 시점을 놓고도 불안한 소식들이 속속 나오면서 유가를 끌어내렸다.

특히 사우디와 러시아 등이 4월 산유량 기준으로 감산 규모를 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투자 심리를 저해했다.

산유국들의 4월 산유량이 큰 폭 늘어난 만큼 이를 기준으로 할 경우 실질적인 감산의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또 감산 유지 기간을 두고도 혼선이 지속하는 상황이다.

다우존스는 이후 OPEC+가 올해 산유량을 하루평균 800만 배럴 줄이고, 이후 내년 6월까지는 600만 배럴 줄이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하기도 했다.

정규장 종료 시점까지도 OPEC+의 회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확정적인 발표는 나오지 않았다.

이에따라 WTI는 장 초반 상승 폭을 모두 반납하고 가파른 하락세로 돌아섰다.

다음 날에는 주요 20개국(G20) 에너지 장관의 긴급 회동이 예정된 상황이다.

한편 미국의 원유 시추업체 베이커휴스는 이번 주 미국 내 운영 중인 원유 채굴 장비 수가 전주보다 58개 줄어든 504개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미국 내 산유량 감소 기대를 키우는 요인이다.

모하마드 바르킨도 OPEC 사무총장은 2분기 글로벌 원유 수요가 하루 1천200만 배럴 감소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원유 초과 공급이 13억 배럴에 달해 5월에 전 세계의 원유 비축 능력이 고갈될 될 것이란 우려도 표했다.

그는 "반드시 긴급히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감산을 촉구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감산이 합의돼도 유가의 하락 압력이 지속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라이스타드 에너지의 브조르나 톤하구엔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유가를 밀어 올릴 수 있는 감산 합의가 타결되더라도, 열기는 어느 순간 가라앉고 엄청난 수요 불균형의 현실이 결국은 시장을 타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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