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증권가에서는 산유국들의 모임 OPEC+에서 두 달 간 감산에 합의한 데 대해 긍정적 반응을 보이면서도 원유 공급과잉을 해결하려면 미국의 감산 등 추가 조치들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OPEC+(석유수출국기구(OPEC) 13개국+비OPEC 산유국 10개국)는 간밤 회의를 통해 5월~6월 하루 감산 규모를 1천만 배럴로 유지한 뒤 올해 연말까지 감산 규모를 800만 배럴로 줄이는 데 합의했다.

이후 2021년 1월부터 2022년 4월까지 감산 규모는 하루 600만 배럴로 더 낮추기로 했다.

그러나 OPEC+회의 결과에도 간밤 뉴욕시장에서 유가는 10% 가까이 급락하며 장을 마쳤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2.33달러(9.3%) 급락한 22.7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의 관심은 한국시간으로 10일 저녁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회원국의 저녁 화상 회의에 쏠리고 있다.

해당 회의에는 미국과 캐나다, 브라질 등 주요 산유국이 참여할 예정으로, 세계 최대 산유국의 하나인 미국이 감산에 동의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증권가에서는 OPEC+의 감산 합의에도 유가가 급락한 것은 이미 시장에서 1천만배럴 감산 합의로는 원유 공급과잉을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했다.

OPEC+의 감산 합의로 당장 유가의 급격한 변동성은 줄어들겠지만, 유가 반등을 이끌기 위해서는 결국 미국 셰일업체들도 감산에 동참해야 한다는 전망이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OPEC+ 원유 감산에도 국제유가가 하락한 것은 이번 감산이 이미 WTI 가격 상승에 반영돼 있고, 1천만배럴 감산 규모는 대규모 수요 축소를 고려했을 여전히 부족하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그는 "향후 국제 유가의 향방은 미국의 인위적인 감산 여부에 달려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인위적인 감산에 부정적이지만, 셰일 산업 보호를 위해서는 WTI 가격 상승이 필수적인 만큼, 미국 또한 일정 규모의 인위적인 감산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전우제 흥국증권 연구원은 "OPEC+ 감산 합의에도 유가가 하락했지만, 아직 딜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G20 에너지 회의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며 "미국 등도 감산에 포함될 경우 1천500만배럴 이상 감산이 가능해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어 "4월에는 감산을 하지 않으므로 6월까지는 원유 공급과잉이 나타날 것"이라며 "5월부터 2천만배럴 감산 혹은 4월 중순부터 감산이 시작되지 않는 이상 5~6월까지 유가 약세는 지속할 것"으로 추산했다.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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