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현대제철의 재고자산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

생산 실적을 웃도는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데다 회전일수도 길어지고 있다.

제품 품질 향상과 서비스를 결합한 고급화 전략으로 난관을 뚫고 나가겠다는 입장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으로 전방산업의 침체 우려가 더욱 커지면서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10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의 별도 기준 재고 자산은 2016년 이후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증가했다.

지난 2015년 2조5천33억원이던 재고자산은 지난해에는 4조2천142억원으로 불어났다.

2016년 4.8%이던 재고자산 증가율은 2017년 19.4%로 크게 뛰었다.

2018년 19.1%, 2019년 13.0%로 다소 주춤하긴 했지만 여전히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재고자산 증가가 곧바로 판매 부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매출액과 생산실적 증감 추이를 감안하면 다소 빠르다는 평가다.

현대제철의 별도기준 매출액 증감율은 2016년 -0.7%, 2017년 17.5%, 2018년 10.2%, 2019년 -2.9%로 등락을 보였다.

연도별 생산실적은 2016년 5.7%, 2017년 4.1%, 2018년 2.0%, 2019년 -1.9% 등 대체로 한 자릿수 내의 증감을 보였다.

재고자산이 매출로 이어지는 회전일수도 2016년 63.1일에서 2017년 66.6일, 2018년 73.1일에서 2019년에는 85.1일로 늘어났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재고자산 증가가 좋은 징조는 아니다. 판매보다 생산을 더 한다는 이야기다"며 "전반적으로 업황이 부진하다. 그 가운데서도 특히 2019년부터 부각된 게 자동차 쪽"이라고 설명했다.

신용평가업계도 현대제철의 수익 창출능력을 주시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현대제철의 평가지표 중 순차입금의존도를 매출액 대비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로 교체하는 등 수익성 지표 중심으로 변경할 계획이라고 예고했다.

현대제철은 재고자산 증가에 대해 매출확대와 신규 생산시설 투자 등의 요인이 컸다면서도 지난해에는 미중 무역분쟁과 건설경기 침체도 영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 등 시황 악화를 돌파하기 위해 올해부터 판매 부분에서 H-솔루션, 웨어렉스 등 고부가가치 상품과 서비스 판매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H-솔루션은 고장력강, 핫스탬핑과 같은 자동차용 소재부터 자동차의 성능, 원가, 품질을 향상할 수 있는 물성·성형·용접·방청·도장·부품화까지 아우르는 기술과 서비스를 말한다.

웨어렉스는 '외력에도 닳지 않는 철'이라는 의미를 가진 내마모강 판재 브랜드로 현대제철은 연간 5만t에서 13만의 판매를 예상하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지난해는 시황 자체가 건설침체 등의 영향도 있었다"며 "자동차 강판의 글로벌 판매 확대와 함께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제품 경쟁력 올리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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