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신세계그룹의 양대 축인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의 운명을 뒤바꿔 놓았다.

생활용품 위주의 이마트는 코로나19로 집밥 수요가 증가하고 사재기 현상까지 겹치며 올 1분기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둔 반면, 신세계는 면세점과 백화점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실적이 고꾸라졌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가 공시한 올해 1분기 잠정 집계 매출액은 3조7천86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3% 증가했다.

3월 매출액은 1조1천73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2.7% 감소했지만, 3월 공휴일 일수가 전년 동기대비 2일 적고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본격화한 것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2월 매출과 비교하면 오히려 3.5% 늘었다.

코로나19로 식료품을 중심으로 생필품 수요가 늘어났고, 창고형 할인매장인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노브랜드 등 전문점 매출이 두 자릿수 성장을 나타낸 것이 주효했다.

언택트(비대면) 소비문화가 확산으로 온라인 배송인 쓱배송과 새벽배송 주문이 폭주한 것도 긍정적이었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한 달간 실적 전망치를 내놓은 증권사 자료를 토대로 한 컨센서스에 따르면 이마트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731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1.62% 감소하는 데 그칠 것으로 추정됐다.

이마트는 올 초까지만 해도 실적 악화에 시달렸다.

지난해 2분기 창사 이래 첫 분기 적자를 기록하며 시장의 충격을 줬고, 4분기에도 또다시 적자를 내며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70% 가까이 급감했다.

지난해 말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시작으로 1조원 규모의 점포 매각, 전문점 폐점 등 실적개선을 위한 고강도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도 했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이마트의 최악 상황은 끝나가고 있다"면서 "현재의 회복 추세가 지속될 경우 2분기에는 충분히 영업이익 턴어라운드까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반면 승승장구하던 신세계는 정반대 상황에 놓였다.

증권사들은 신세계의 올 1분기 매출액이 1조2천6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5%, 영업이익은 460억원으로 58% 급감할 것으로 내다봤다.

당기순이익은 1년 전보다 96%나 급감한 317억원에 그칠 것으로 추정했다.

신세계는 화장품·패션 등을 비롯한 고가품 판매와 신사업이 호조를 보이며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지만,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사태로 최악의 보릿고개를 맞게 됐다.

외출 자제로 백화점을 찾는 발길이 끊겼고,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한 3월부터는 해외명품 판매 매출도 감소했다.

세계 각국 입국 금지와 자가격리 조치 등으로 외국 관광객 수가 급감하면서 면세점과 호텔은 개점 휴업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백화점 영업이익은 반 토막 나고, 면세점은 인천공항점 영업손실이 크게 반영되면서 적자 전환할 것"이라며 "백화점 부문은 이달부터 점진적 회복세가 기대되지만, 면세점 사업은 중국의 입국 금지와 한국의 입국자 자가격리 의무화 조치 등으로 이달부터 중국 보따리상들의 활동이 사실상 어려워져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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