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보험업계 '대어'로 꼽히던 푸르덴셜생명이 KB금융지주 품에 안기면서 생명보험업계에도 지각변동이 발생할 전망이다.

1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푸르덴셜생명 매각 주관사 골드만삭스는 KB금융을 푸르덴셜생명 최종 인수자로 선정했다.

매각 대상은 미국 푸르덴셜인터내셔널인슈어런스홀딩스가 보유한 푸르덴셜생명 지분 100%로 매각가격은 2조3천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KB금융은 이날 최종 인수자로 확정되면 이사회를 열어 매각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KB금융이 사모펀드(PEF)를 제치고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성공하면서 생명보험업계에 금융지주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KB금융은 이미 KB생명을 계열사로 두고 있지만, 존재감은 미미한 상황이다. KB생명의 작년 말 총자산은 9조8천294억원으로 생명보험사 가운데 17위에 불과했다.

작년 당기순이익은 141억원으로 KB생명보다 총자산 규모가 절반 적은 하나생명과 비슷했다.

이와 달리 푸르덴셜생명의 총자산은 21조6천100억원으로 1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당기순이익은 1천408억원을 달성했으며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도 작년 3분기 말 515%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이 합치면 총자산 31조원으로 동양생명에 맞먹는 중형 보험사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그동안 중·소형사로 있던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가 인수·합병(M&A)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면서 '빅3' 체제를 공고히 유지하던 생명보험업계 판도 재편이 불가피하다.

특히 KB금융은 옛 LIG손보를 인수해 KB손보로 안착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신한금융지주가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통합법인 출범을 공식 발표하면서 기존 빅3와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의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2018년 오렌지라이프를 2조2천989억원에 인수한 신한금융은 내년 7월 신한생명과의 통합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합병을 위한 공동경영위원회를 그동안 운영해왔으며 실무 부서를 서로 옮기는 등 물리적인 화합뿐 아니라 화학적 결합도 이뤄지고 있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총자산이 33조8천억원과 33조7천억원인 만큼 통합법인은 67조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해 농협생명(65조원)을 제치고 생명보험업계 4위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보험업계에서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TM채널과 FC채널, 건강보험 및 변액보험 등 판매 채널과 주력 판매 상품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어 양사가 통합하게 되면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규모의 경제를 이루지 못하고 중소형사에 머물러 있던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가 M&A에 성공하면서 대형 보험사로 발돋움하고 있다"며 "생명보험업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리스크 관리를 강점으로 금융지주 보험사가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고 말했다.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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