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모임인 OPEC+가 코로나19로 인한 유가 급락에 대응하기 위해 5월과 6월 두 달 간 하루 1천만 배럴을 감산하는 데 원칙적 합의에 이르렀다고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저널에 따르면 OPEC+는 5월~6월 하루 감산 규모를 1천만 배럴로 유지한 뒤 올해 연말까지 감산 규모를 800만 배럴로 줄이는 데 합의했다. 이후 2021년 1월부터 2022년 4월까지 감산 규모는 하루 600만 배럴로 더 낮추기로 했다.

멕시코가 막판 합의안에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결국 모든 OPEC+ 산유국(OPEC 13개국+비OPEC 산유국 10개국)이 감산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현재 하루 1천200만 배럴인 원유 생산량을 하루 330만 배럴가량 줄이기로 했으며, 러시아는 현재 하루 평균 1천40만 배럴인 것을 하루 200만 배럴 감산하는 데 동의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여행 감소와 각국의 봉쇄 조치로 인해 이달 원유 소비는 하루 최대 3천만배럴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모하메드 바르킨도 OPEC 사무총장은 "공급과 수요 펀더멘털이 무서운 수준"이라며 올해 2분기에만 수요 감소분이 1천200만배럴에 가깝거나 유례없는 수준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화상 회의 동안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에너지 장관은 OPEC 회원국과 러시아 및 다른 회원국들의 공통된 행동만이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컨설팅업체 리스타드 에너지의 비오날 톤하겐 원유시장 헤드는 "시장은 발표된 수치보다 약간 더 큰 규모에 베팅해왔다"라며 더구나 OPEC+ 이외 다른 나라들도 협력에 나설지 등 세부적인 내용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원유 전문가 밥 맥날리는 사우디의 감산 규모는 월간 기준으로 최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러시아와 사우디는 미국이 감산에 동참해주길 바라고 있다.

이들은 OPEC+ 이외 산유국들이 하루 400만배럴까지 생산량을 줄여주길 기대하고 있다.

주요 20개국(G20) 회원국은 10일 화상 회의에 나설 예정이다. 해당 회의에는 미국과 캐나다, 브라질 등 주요 산유국이 참여할 예정이다.

그러나 세계 최대 산유국의 하나인 미국은 공식적으로 감산에 동의할 뜻을 밝히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로 인해 수요가 줄면 자동으로 원유 공급도 줄어들 것이라며 이를 시장에 맡길 것이라는 뜻을 강조해왔다.

콘티넨털 리소스의 해럴드 함 창립자는 많은 미국의 원유 생산업자들이 이번 합의를 환영하며 이것이 유가 하락을 막길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조치는 글로벌 시장의 일부 온전함을 회복하는 데 필요하면서도 좋은 첫걸음"이라며 "남아도는 석유를 미국 시장에 버리는 것이 모두에게 손해가 되는 일이라는 것을 각인시키는 시그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OPEC+는 시장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오는 6월 10일 추가로 화상 회의를 열기로 했다.

텍사스 당국도 이달 14일 별도 회의를 통해 미국 기업들의 산유량 감축을 지시할지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뉴욕장에서는 OPEC+가 하루 2천만배럴까지 원유 생산량을 감산할 수 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 기준, 유가가 12% 이상 급등했으나 이후 별다른 합의 내용이 나오지 않으면서 9% 이상 하락 마감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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