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임하람 기자 = 서울외환시장의 외환딜러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부양책과 원유 감산 합의로 달러-원 환율이 1,200원대로 하락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리스크 온(위험 선호) 분위기가 조성되고 달러화까지 약세를 나타내는 만큼 달러-원 환율은 큰 폭으로 하락하며 하단을 테스트할 것으로 보인다.

배당금 지급과 역송금 등 수급상 요인으로 달러-원 환율이 지지받을 수 있으나, 리스크 심리 회복에 방향은 아래쪽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었다.

10일 서울환시 등에 따르면 간밤 연준은 또 다른 강력한 경기 부양책을 내놨다.

기업체 대출과 회사채, 지방채 매입 등에 2조3천억 달러(2천800조 원)의 유동성을 추가로 투입하는 방안이며 일부 투기등급 회사채(정크본드)와 상업용 주택저당증권(CMBS),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까지 매입하는 초강력 '바주카포'를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기업이 도산하는 등의 사태는 막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파악된다.

한편 간밤 외신에 따르면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모임인 OPEC+는 5월과 6월간 하루 1천만 배럴의 원유를 감산하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연말까지 감산 규모를 800만 배럴로 줄이고, 이후 2021년 1월부터 2022년 4월까지 감산 규모는 하루 600만 배럴로 더 낮추기로 했다.

간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스와프포인트 고려 시 전 거래일 종가 대비 9.05원 급락한 1,209.75원에 최종 호가를 냈다.

외환딜러들은 이날 현물환 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역외 시장을 반영해 큰 폭으로 갭다운 출발할 것으로 전망했다.

A 은행의 외환딜러는 "이날 달러-원 환율은 많이 빠져서 개장할 것 같다"며 "1,210원 하향 이탈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연준의 유동성 조치에 위험 선호 심리가 회복되는 것은 물론이고 달러 약세까지 동시에 작용했다"며 "이 같은 영향이 증시와 환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B 은행의 외환딜러는 "계속 리스크 심리 회복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며 "달러-원 환율도 일시적인 수급 요인으로 비드가 좋을 수는 있지만, 추세는 리스크 온 분위기를 따라서 아래쪽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배당금과 역송금 등으로 인해 달러-원 환율이 오르더라도 숏 포지션 쪽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원유 감산 합의의 실효성과 경기 둔화 가능성이 여전히 상존하는 만큼 달러-원 환율의 하단은 여전히 지지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C 은행의 외환딜러는 "리스크 온 재료를 코로나19와 유가 두 가지로 보는데, 결국 유가가 오르려면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돼야 한다"며 "감산 합의가 끝나고 유가는 오히려 빠지는 등 감산 합의의 질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또 "연준이 상업은행과 같은 조치를 발표했는데 이는 그만큼 (경제가) 위험하다는 것이다"며 "리세션(침체) 정도가 아닌 디프레션(공황)이 될까 봐 이 정도의 액션이 나오는 것이다"며 "그런 의미에서 달러-원 환율도 1,200원 아래로 내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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