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국내 카드업계가 발행한 기업어음(CP) 금리가 안정화될 조짐을 보인다.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의 CP 매입 등 정부 대응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10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만기가 이달 24일인 현대카드 CP 300억원은 지난 8일 1.36%에 유통됐다. 지난달 25일 만기를 이틀 앞둔 현대카드 CP 50억원이 2.71%에 거래된 것을 고려하면 CP 금리가 하락한 셈이다.

만기가 올해 8월 31일인 롯데카드 CP 99억원은 지난 8일 1.5%에 거래됐다. 앞서 만기가 내년 1월 25일인 롯데카드 CP 98억원은 지난달 26일 2.93%에 유통되기도 했다.

만기가 내년 3월 22일인 우리카드 CP 490억원은 지난 3일 2.05%에 거래됐다. 우리카드 CP 유통금리는 이전보다 하락했다. 실제 만기가 올 9월 24일인 우리카드 CP 197억원은 지난달 24일 2.5%에 유통됐다.

만기가 올해 9월 28일인 신한카드 CP 99억원은 지난 6일 1.81%에 거래됐다. 만기가 올해 9월 24일인 신한카드 CP 197억원이 지난달 24일 2.5%에 유통된 점을 감안하면 금리가 안정화된 셈이다.

금융당국의 채안펀드 조성 등이 카드사 CP 금리 하락에 일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달 말 채안펀드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조성 규모는 10조원이며 신속하게 10조원을 추가 조성할 것이라고 했다. 투자대상은 회사채, 여전채 등 금융채, 우량 기업어음(CP) 등이다. 채안펀드는 이달 초 CP를 매입하기 시작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여전사 등 금융사 CP를 매입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비금융기업 CP가 우선 매입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채안펀드가 비금융기업 CP를 매입하면서 CP금리가 하락했다"며 "CP 시장 안정화로 카드사 CP금리도 하락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의 무제한 환매조건부증권(RP) 매입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전날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은 RP 매입으로 회사채나 CP 시장이 비교적 안정세를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은의 한 관계자는 "증권사의 유동성 확보 등으로 3월 CP 금리가 상승한 측면이 있다"며 "한은의 무제한 RP 매입으로 증권사가 자금을 원활히 조달하면서 CP 시장도 비교적 안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은의 무제한 RP 매입은 이달 2일부터 시작됐다. 한은은 이날 무제한 RP 매입에 5조2천500억원이 응찰해 전액 낙찰했다고 밝혔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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