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지난 3월 중 외국인의 증권 투자자금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산에 따라 순유출 폭을 키운 가운데 주식 자금 유출액이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한국은행이 10일 공개한 '2020년 3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총 73억7천만 달러가 순유출됐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 75억5천만 달러 순유출된 이후 12년만에 최대 유출액이다.

특히 주식 투자자금이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민간 자금을 중심으로 빠져나가 무려 110억4천만 달러 순유출을 기록했다.

이는 한은이 2007년 1월 이후 통계를 집계한 이후 최대 규모다.

채권 투자자금은 차익거래 유인 확대로 유입돼 36억6천만 달러 유입됐다.

국내 외환 부문에서 달러-원 환율은 코로나19 영향과 미 달러화 수요 급증으로 큰 폭 상승했다가 지난달 19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의 통화스와프 체결, 주요국 정책대응 등으로 상승폭이 축소됐다.

달러-원 환율 추이를 보면 지난 2월 말 종가 기준으로 1,213.70원에서 3월 5일 1,181.20원으로 하락했다가 같은 달 19일 1,285.70원까지 급등 후 지난 8일 1,220.90원으로 되밀렸다.

지난 2월 말보다 원화 가치는 미 달러화 대비 0.6% 절하된 셈이다.

엔-원 재정환율은 소폭 상승했고 위안-원 환율은 소폭 하락했다.

원화는 지난 2월 말보다 100엔당 기준으로 엔화 대비 0.6% 절하됐고, 위안화보다 0.5% 강세다.

지난달 달러-원 환율의 변동성도 큰 폭으로 확대됐다.

기간 중 전일 대비 평균 변동폭은 13.80원, 변동률은 5개월 연속 확대된 1.12%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 2010년 5월 변동폭과 변동률이 각각 16.30원, 1.39%를 나타낸 이후 10년 만에 가장 큰 변동성을 나타낸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시장 상황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으나 통화 가치 변화율을 보면 원화가 다른 신흥국 통화보다 약세폭이 크지 않았다"며 "지난달 중순 연준과의 통화스와프 체결 발표가 큰 포인트였고 다른 신흥국에 비해 한국이 상대적으로 통화 가치를 양호하게 방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외화차입 여건은 지난달에 이어 악화됐다.

5년 만기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신용부도스와프(CDS)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속에 전월 대비 17bp 상승해 43bp를 나타냈다.

국내 은행의 대외 외화차입 가산금리도 대내외 불확실성 증대, 분기말 수요에 대비한 선제적 자금조달 등으로 전월 대비 큰 폭 상승했다.

중장기 대외 외화차입 가산금리의 경우 전월 대비 26bp 상승한 63bp를 나타냈고 만기 1년 이하의 단기 대외 외화차입 가산금리는 전월보다 무려 66bp 상승한 67bp를 나타냈다.

지난 2월 말부터 이달 8일까지 3개월 기준 달러-원 스와프레이트는 지난달 24일 마이너스(-) 2.98까지 떨어지며 큰 폭 하락 후 이 달 들어 낙폭을 축소했다.

글로벌 위험회피심리 속에 글로벌 주가가 급락했고 이에 해외주가지수 연계 파생결합증권(ELS) 발행 증권사들의 마진콜 수요 등 단기 외화자금 수요가 스와프레이트를 끌어내렸으나, 이후 주요국 주가 반등, 통화스와프 자금 경쟁입찰 실시 등으로 낙폭을 줄였다.

통화스와프금리(3년)는 0.39%포인트 하락했다. 스와프레이트가 하락한 데다 위험회피 심리가 강화된 데 기인했다.

지난달 외환 거래량은 달러-원 현물환 및 외환스와프 거래가 늘어 전분기보다 11억5천만 달러 증가한 270억5천만 달러를 나타냈다.

현물환과 외환스와프 거래가 각각 10억2천만 달러, 6억9천만 달러씩 늘었다.

비거주자의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일평균 거래 규모는 121억3천만 달러로 전분기 105억5천만 달러에 비해 늘어났다.

또 국내 기업의 선물환 거래는 17억 달러 순매입으로 전분기 124억달러에 비해 큰 폭 축소됐고 거래 규모는 443억달러로 전분기 407억달러에 비해 36억달러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금융시장 전반을 보면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변동성이 큰 폭 확대된 가운데 시장 불안 심리가 확산하면서 글로벌 주가와 신흥국 통화가치가 크게 하락했다.

syyoo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2시 00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