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두산중공업의 유동성 위기가 그룹 전체로 확산하면서 비상이 걸린 두산그룹이 알짜 계열사인 두산솔루스에 이어 두산메카텍과 네오트랜스, 두산중공업 인도법인 등 팔 수 있는 모든 자산들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금융투자업계와 재계 등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두산중공업 산하의 두산메카텍과 인도법인, 두산건설의 자회사인 네오트랜스에 대한 매각을 추진한다.

두산건설과 두산솔루스에 이어 매각 가능한 모든 자산을 신속하게 팔거나 유동화 해 가급적 확보할 수 있는 최대치의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차원이다.

두산그룹은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보스톤컨설팅그룹(BCG)과 맥킨지를 각각 지주회사인 ㈜두산과 두산중공업에 나눠 상주시키면서 자산 매각 및 유동성 확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차원에서는 기업금융프로젝트팀(CFP)과 지주 부문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김민철 부사장 라인이, 두산중공업에서는 CFO인 최형희 부사장 라인이 관련 작업을 나눠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두산그룹은 이미 일부 국내외 사모펀드들을 상대로 매각 의사를 전달하고 인수 의지를 확인하고 있는 상태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현금화 할 수 있는 계열사들이 많지 않아 실제 매각 작업에 난항이 예상되지만 일단 팔 수 있는 것들은 다 팔아보자는 생각이 강하다"고 전했다.

IB 업계에서는 그나마 수익성이나 향후 영업 전망이 괜찮은 두산메카텍과 네오트랜스 등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는 원매자들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분당선 운영사인 네오트랜스는 두산건설이이 42.85%를 보유해 최대주주로 있다.

대림산업과 대우건설이 14.29%씩, 동부건설과 코오롱글로벌 등이 7.14%씩 지분을 보유 중이다.

지난 2018~2019년 매년 900억원 수준의 매출을 올리며 영업 흑자도 냈다.

산업용 난방보일러와 금속탱크 및 유사 용기를 제조하는 두산메카텍은 ㈜두산이 두산중공업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지분 100%를 현물출자한 바 있다.

두산메카텍은 지난해 3천118억원의 매출과 18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두산중공업이 보유 중인 해외 자산도 현금 확보를 위한 매각 대상에 올라있다.

두산중공업은 주조·단조 업체인 루마니아 공장을 정리하기로 한 데 이어, 발전설비를 제조하는 인도법인도 팔기로 하고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해외 자산의 경우 이익이 나지 않는 곳이 많아 정리를 하는 수순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며 "적자가 심한 만큼 원매자를 찾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전했다.

두산중공업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서 1조원 규모의 한도성 대출을 확보하며 '급한 불'을 끈 상황이지만, 연내 만기 도래하는 채무가 과다한 수준이어서 추가로 자금을 확보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상황이다.

두산중공업은 당장 올해 2분기에만 1조2천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에 더해 기업어음(CP)과 전자단기사채 등 5천억원의 만기에 대응해야 한다.

당장 올해를 넘기기 위해서만 2조원에 달하는 자금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를 넘기더라도 차입 규모가 여전히 만만치 않아 지속적인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재무구조를 바꿔야 한다.

두산중공업 자체적인 자구책만으로는 현재의 유동성 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점에서 지주회사인 ㈜두산도 직접 나선 상태다.

㈜두산은 알짜 자회사인 두산솔루스를 매각하기 위해 사모펀드인 스카이레이크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두산솔루스 매각으로 ㈜두산은 약 6천억∼8천억원 정도의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 확보한 자금을 유상증자 형태로 두산중공업에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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