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미국 반도체기업 인텔은 코로나19 사태로 뜻밖의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이는 '반짝 상승'에 그칠 뿐 오래가진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더 힘을 얻고 있다고 미국 마켓워치가 9일(현지시각) 전했다.

코로나 사태로 주요 기관과 상점이 폐쇄되고 자택격리가 길어지면서 재택근무와 원격교육, 온라인 쇼핑, 개인용 컴퓨터 수요가 급증했고 이에 따라 반도체도 호황을 누리는 상황이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면 기업 도산과 구조조정 여파로 실직 인구가 늘어나고 이는 결국 전자제품 및 온라인 서비스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다.

마켓워치는 "재택근무로 클라우드 서비스 및 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인텔은 상당한 매출 반등을 누리고 있다"면서도 "문제는 이 같은 반등세가 얼마나 오래갈지 의문이라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기업들은 자본지출을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유예하고 소비자들도 실직이나 경제 불안 때문에 소비를 줄이는 만큼 장기 전망은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반도체 기업 마이크로칩테크놀로지는 코로나19에 따른 '패닉 매수'로 매출이 급증했지만 오래갈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이미 밝혔다.

월가의 전망도 엇갈린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9일 기준으로 인텔을 평가하는 44명의 월가 분석가 중 '매수' 혹은 '비중확대'를 권고한 사람은 16명이다. 반면 23명은 '보유', 5명은 '매도' 혹은 '비중축소'를 제시했다. 평균 주가 목표가는 63.76달러로 현재 주가 57.14달러 대비 11%의 상승 여력이 있다.

노무라증권의 계열사 인스티넷의 데이비드 웡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경제 충격은 시간이 지날수록 전자 완제품 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줄 것이고 재고 조정과 반도체 수요 감소가 뒤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웡은 인텔에 대해 주당 74달러의 목표가와 '매수' 의견을 유지한다면서도 재고 위험이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웨드부쉬의 매트 브라이슨 연구원도 "개인용 컴퓨터에 대한 강력한 수요는 재택근무가 둔화하면서 하반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은 작다"며 "인텔은 지금 상황을 매출 가이던스를 조절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텔에 대해 '시장수익하회' 전망을 유지했다.

인텔의 전망을 밝게 보는 곳은 장기적으로는 불확실해도 단기 반등이 올해 실적 개선에는 분명 기여할 것이라는 데 중점을 뒀다.

바클레이즈의 블레인 커티스 연구원은 "데이터센터와 재택근무 수요가 단기적으로 증가한 것은 현재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텔의 투자의견을 '비중축소'에서 '동일비중'으로 높였다.

인텔은 앞서 1월말 코로나 사태가 터지기 전 1분기 매출 전망치를 190억달러, 올해 전망치는 735억달러로 제시했다. 당시 팩트셋이 집계한 월가 전망치는 1분기가 189억9천800만달러였고 올해는 738억달러였다.

하지만 9일 현재 애널리스트 전망치는 1분기 186억3천만달러로 줄었고 올해 매출 전망치도 719억2천만달러로 감소했다.

인텔의 영업이익 전망치도 소폭 줄었다.

인텔의 자체 전망은 1월 말 기준 주당순이익이 1분기엔 1.30달러, 올해 전체는 5달러였다. 애널리스트들은 1분기 1.32달러와 올해 4.98달러에서 현재 각각 1.28달러와 4.83달러로 전망치를 낮췄다.







※ 인텔 주가 추이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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