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외환당국이 '외화구조화예금'을 주목한 가운데 외화구조화상품이 어떤 상품인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30일 외환당국 등에 따르면 외국환은행의 선물환 매수 포지션은 지난해 말 대비 9월 말 기준으로 130억달러 가량이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국은 기업들의 선물환 매도나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참가자들의 달러 매도가 활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은행의 선물환 포지션 증가가 외화구조화예금이나 외화구조화채권 투자에서 초래됐는지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외화구조화예금은 금리가 고정된 일반적인 외화예금과 다양한 형식으로 구조화됨으로써 이자가 바뀌는 상품이다. 대부분 콜옵션이 부여됐거나, 라이보와 같은 기준금리 변동에 따라 수취금리가 달라지는 예금이다.

예를 들어 기준이 되는 라이보(LIBOR)가 특정 구간(3개월 기준 0~6%)을 벗어나면 해당 기간만큼 이자가 지급되지 않는 형식이다. 또 금리 변동에 따라 1년 단위로계약을 갱신할 수 있는 옵션이 붙어 외화예금의 금리가 일반적인 예금상품 금리를 훌쩍 뛰어넘는 형식으로 구조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정사업본부나 국내 보험사 등은 보유한 원화자산을 통화스와프(CRS) 시장에서 달러로 교환(에셋스와프)해 이 같은 외화구조화예금에 투자했다. 투자자는 CRS 리스브를 통한 수익 1~2%를 더해 최대 6~8%의 고금리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A은행의 한 관계자는 "해당 상품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되기 시작했고 올해 상반기까지는 5%대 금리 상품이 나왔다"면서 "옵션 등 조건에 따라 다소 차이가 나긴 하지만 하반기부터는 금리가 다소 내려 4%대가 주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외환당국은 이런 방식의 외화구조화예금이 지난해 말 대비 현재까지 10~12억달러 가량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이 정도로 당국이 공동조사에까지 나섰을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당국은 외화채권 투자 역시 선물환 매수 포지션을 키웠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외화예금과 마찬가지로 외화구조화채권도 우정사업본부와 보험사 등 최근 저금리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장기투자기관이 주요한 투자처로 주목되고 있다,

이 또한 콜옵션이나 우리나라 신용부도스와프(CDS)프리미엄 등이 포함되는 형식으로 구조화된 채권으로, 통상 지금급금리가 5~6%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당국은 외화예금이나 파생상품 투자가 규정을 위반했거나, 과도한 리스크를 동반한 것으로 보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은행의 선물환 매수 포지션을 키워 외화차입을 늘리는 요인이 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외환당국의 한 관계자는 "이번 검사는 외화구조화예금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올해 기업 선물환 매도 축소 등에도 은행의 선물환 포지션이 늘어나는 이유를 명확히 파악해 보기 위한 차원이다"면서 "외화예금이나 해외채권 투자 등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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