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5일(이하 미 동부 시각)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예상보다 훨씬 나쁜 경제 지표와 부진한 은행 실적 등으로 하락했다.

미 국채 가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이 경제 지표로 속속 드러나 큰 폭 상승했다.

달러 가치는 경제 충격이 지표로 나타나 안전피난처로 수요가 다시 커져 상승했다.

뉴욕 유가는 수요 급감 우려 및 미국 재고 급증으로 배럴당 20달러 선을 하회해 마감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 주요 경제 지표는 예상보다 크게 나빴다.

미국의 3월 소매 판매는 전월 대비 8.7% 급감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시장 전망 8.0% 감소보다 더 줄었다.

의류 판매가 전달의 절반 수준으로 폭락했고, 자동차 판매도 25% 이상 급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한 미국의 봉쇄 정책이 3월 중순 이후 본격화한 만큼, 4월 상황은 더 나빠질 것이란 불안감이 팽배하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발표한 3월 산업 생산도 전월 대비 5.4% 줄었다. 2차대전 직후인 1946년 1월 이후 가장 나쁜 수치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 3.5% 감소보다 더 부진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공개한 4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는 전월 마이너스(-) 21.5에서 사상 최저치인 -78.2로 폭락했다. 시장 예상 -32.5는 물론, 금융위기 당시 기록한이전 저점 -34.3을 큰 폭 하회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경제가 코로나19 위기에서 벗어나 회복되는길이 빠를 것 같지 않다고 예상했다.

그는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가파른 V자형 회복을 예상하지 않는다"며 "올해 내내 마이너스 분기 성장한 뒤, 2021년에 점진적으로 플러스 성장으로 복귀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향후 한두 달 지표가 끔찍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다만 3분기부터는 경제가 반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미국의 경제활동 재개 기대는 유지되는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일 기자회견에서 일부 주의 경우 5월 1일 이전이라도 경제 활동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란 견해를 밝혔다.

이날 발표된 다른 지표들도 부진했다.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웰스파고에 따르면 3월 주택시장지수는 30으로, 전월 72에서 42포인트 급락했다. 지수 사상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시장 예상 55도 하회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 2월 기업 재고가 전달 대비 0.4% 감소한 2조127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 0.4% 감소에 부합했다.

연준은 경기 평가 보고서인 베이지북에서 미 전역 경제가 갑작스럽고 가파르게 위축됐다고 평가했다. 연준은 대부분 지역에서 향후 더 악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45.41포인트(1.86%) 하락한 23,504.3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62.70포인트(2.2%) 내린 2,783.3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도 122.56포인트(1.44%) 하락한 8,393.18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주요 경제 지표와 기업 실적 등을 주시했다.

예상보다 더 나쁜 경제 지표가 쏟아지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등 주요 은행들의 1분기 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40% 이상 급감했다.

은행들이 향후 대출 부실에 대비한 충당금을 대폭 늘린 점이 순익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은행 실적 악화 뿐 아니라 향후 개인 및 기업 부실이 급속도로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기도 하다.

팩트셋 등에 따르면 S&P500 종목 기업의 1분기 순익은 금융위기 이후 최악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유국 감산 합의에도 국제 유가가 하락세를 지속하는 점 역시 부담이다.

서부텍사스원유(WTI)는 2002년 이후 18년 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20달러 선 아래서 장을 마쳤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4월 원유 수요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하루 평균 2천900만 배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는 등 수요 급감 우려가 큰 상황이다.

이날 업종별로는 에너지가 4.67% 내려 가장 부진했다. 기술주도 2.19% 하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경기침체 우려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스파르탄 캐피탈 마켓의 피터 카르딜로 수석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지표는 시작에 불과하기 때문에 매우 심각한 경기 침체를 가리킨다"면서 "소비자들이 돈을 쓰지 않는데, 이것이 증시에 의미하는 바는 단기 고점을 봤을 수 있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8.16% 상승한 40.84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각)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11.4bp 하락한 0.637%를 기록했다.

통화 정책에 특히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2.2bp 내린 0.203%에 거래됐다. 2011년 9월 이후 가장 낮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13.9bp 떨어진 1.271%를 나타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52.6bp에서 이날 43.4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미국 소비와 제조 등 주요 경제 지표가 코로나19 여파에 충격적인 수준으로 급락해 미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 선호가 다시 높아졌다.

미국 가계와 산업 상황을 알 수 있는 최근 지표가 폭락세를 나타내 투자자들은 경제에 대한 더 비관적인 전망으로 돌아왔다. 미국 기업들의 실적도 경고음을 울렸다.

영국 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영국 기업의 3분의 2가 최소 일부 직원에 정부 지원 일시 휴가를 준 것으로 나타났다.

유로존에서 두 번째로 경제 규모가 큰 프랑스의 올해 연간 국내총생산(GDP)이 8% 감소할 수 있다고 프랑스 재정경제장관이 예측했다. 이전 성장률 전망치보다 더 낮아진 것이다.

국제 유가는 18년 만에 배럴당 20달러 선마저 내줬다.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제 피해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깊고 더 오래갈 수 있다는 우려에 유럽 국채시장은 엇갈렸다. 투자자들이 더 안전한 독일 국채로 몰리며, 이탈리아와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 국채수익률은 올랐다.

이탈리아와 독일의 10년 국채수익률 스프레드는 이날 250bp로 확대됐다. 이번 주 초에는 200bp를 나타냈다.

알파 트러스트의 디미트리스 달리피스 채권 대표는 "이탈리아와 그리스 국채수익률이 계속 오를 경우가 걱정된다"며 "취약성이 알려져 있고 부채가 많은 두 국가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가 특정 유로존 위기는 아니지만, 시스템을 테스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위험자산 낙관론이 급속히 후퇴해 글로벌 증시가 흔들리면서 뉴욕증시도 큰 폭 떨어졌다.

라보뱅크의 분석가들은 "현재 낙관론은 예측 불허의 바이러스 진행으로 인해 언제든 후퇴할 수 있을 정도로 취약하다"며 "일부 중대한 기간의 경제 활동이 엄격하게 축소됐기 때문에, 경제 피해의 범위와 아직 체감하지 못하는 동반되는 부정적 여파를 완전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리클리 어드바이저리 그룹의 피터 부크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셧다운은 지난달 중순까지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았기 때문에 3월 소매판매 자료는 조사 당시에도 열려 있던 경제의 많은 부분을 반영한 것"이라며 "4월 지표는 거의 완벽한 셧다운 결과를 더 반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의 마빈 로 선임 글로벌 매크로 전략가는 "지표와 실적 관점에서 보면 여전히 큰 우려가 있고, 여전히 알려지지 않은 많은 것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미국 동부 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7.585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7.139엔보다 0.446엔(0.42%) 상승했다.

유로화는 달러에 유로당 1.09133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09850달러보다 0.00724달러(0.66%) 내렸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17.40엔을 기록, 전장 117.69엔보다 0.29엔(0.25%) 떨어졌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71% 오른 99.545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의 글로벌 경제 피해가 깊고 오래갈 것이라는 우려에 달러가 다시 강세를 나타냈다.

이날 미국 소매 판매와 제조업, 산업 생산 등 경제 지표에서는 최악의 기록이 속출했고, 코로나19 경제 충격이 그대로 드러났다. 주간 실업보험 청구 건수를 제외한 소비와 제조 등을 엿볼 수 있는 첫 코로나19 경제 지표다.

웨스턴 유니온 비즈니스 솔루션의 조 마님보 선임 시장 분석가는 "달러는 강력한 순풍을 맞았다"며 "기록적인 미국 경제 지표가 글로벌 침체 우려를 가중했고, 투자자들은 더 안전한 베팅에 나섰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 지표는 코로나19가 미국 경제에 점점 더 큰 피해를 주고 있다는 우려와 일치했다"고 설명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 합의도 코로나19의 글로벌 수요 급감을 상쇄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에 국제 유가가 20달러 밑으로 하락한 점도 위험통화 약세에 일조했다. 노르웨이 크로네와 캐나다 달러가 달러에 가파르게 떨어졌다.

달러는 이전 4 거래일에 대체로 약세를 나타냈다. 각국 봉쇄 조치가 코로나19 확산속도를 늦췄고, 확산세가 정점을 찍었을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석가들은 경제가 코로나19에서 빨리 회복할지, 예상보다 더 오래 걸릴지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케네스 브룩스 외환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상황이 얼마나 악화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는 미국 지표의 큰 숫자에 대비했다"며 "유가가 내려가는 것 역시 투자 심리에 좋지 않은데, OPEC+ 조치가 유가를 안정시킬 것이라는 기대를 깼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코메르츠방크의 안티제 프래프케 외환·이머징마켓 분석가는 "투자자들은 부정적인 경제 지표에 대비하고 있었다"며 "지표가 아직 최악 상황이 오지 않았을 것을 의미해 시장은 극한 도전을 마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위험 회피가 커지면 달러는 다시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MUFG의 분석가들은 "상황이 정말 정말로 나빠지지 않는다면 중앙은행들이 추가로 금리를 내리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매일 정말 정말 나쁜 것을 재정의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나티식스 인베스트먼트의 에스티 드웩 글로벌 시장 전략 대표는 "시장은 약간 실망했다"며 "실적 시즌에 대한 걱정과 함께 수요가 너무 적기 때문에, 유가도 걱정하기 시작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탈리아와 독일 국채수익률이 더 벌어진 점도 유로 하락을 부채질했다. 이탈리아의 부채 부담은 유로존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아버스넛 래덤의 그레고리 퍼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채권 매입 프로그램 강화, 새로운 대출기구 출범 등 연준 조치가 미국 자산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며 "연준은 가장 공격적이어서 전 세계 다른 모든 자산과 비교할 때 미국 자산이 더 매력적으로 됐으며, 그래서 달러가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세계보건기구(WHO)의 잘못된 대응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이어졌다며 자금 지원 중단을 지시했다. 이는 바이러스에 대한 전 세계의 조율된 대응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신호여서 투자자들의 공포를 키웠다.

뱅크오브아메리카 글로벌 리서치의 아타나시오스 바마키디스 외환 전략 대표는 "이런 환경에서는 국제적인 조정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24달러(1.2%) 하락한 19.8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2002년 2월 이후 최저치다.

WTI가 배럴당 20달러 아래서 종가를 형성한 것도 2002년 이후 약 18년 만에 처음이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재고 지표와 경제 침체에 따른 원유 수요 감소 가능성 등을 주시했다.

산유국들의 대규모 감산에도 심각한 원유의 수요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원유 가격을 지속해서 끌어내리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날 내놓은 월간 보고서에서 4월 원유 수요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하루 2천900만 배럴 급감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IEA 올해 2분기 수요는 감소 폭은 하루 2천310만 배럴에 달하며 하반기 수요가 점차 회복하더라도 올해 전체 수요 감소 폭은 하루 930만 배럴이 될 수 있다 경고했다.

IEA가 전략비축유 대거 매입을 발표할 것이란 일부의 주장과 관련해서도 구체적인 발표는 없었다.

IEA는 "일부 계획된 감산 내용과 전략비축유 저장소를 사용하자는 제안에 대한 더 구체적인 내용을 기다리고 있다"고만 밝혔다.

IEA는 미국과 인도, 중국, 한국 등이 전략 비축유 매입 방침을 제안했거나 이를 고려 중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재고가 사상 최대폭 폭 늘어난 점도 유가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원유재고가 약 1천925만 배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사상 최대폭 증가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1천110만 배럴보다 훨씬 많았다. 미국의 원유 재고는 12주 연속 증가했다.

미국의 정유 설비 가동률은 69.1%로 이전 주의 75.6%보다 하락했다. 약 1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국의 지난주 산유량이 10만 배럴가량 줄어든 하루평균 1천230만 배럴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유가에 별다른 지지력을 제공하지 못했다.

댄 브룰렛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OPEC+ 감산으로 유가가 바닥을 쳤을 수 있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이런 발언도 유가를 끌어올리지는 못했다.

미국의 3월 소매판매가 사상 최대치인 전월 대비 8.7% 급감하는 등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한층 커진 점도 유가에 압력을 가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유가 하락 압력이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삭소뱅크의 올레 한센 연구원은 "감산 합의 이행이 느린 데다, 합의를 이행하지 않을 위험, 다른 산유국들의 추가 감산에 대한 명확한 약속이 없어 팬데믹의 수요 압력이 완화할 때까지 유가가 하락 압력에 노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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