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경제의 급격한 추락을 경고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올해 세계 경제가 1930년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를 겪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IMF가 지난 14일 내놓은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을 보면,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 3.0%로 추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1월 전망치와 비교해 무려 6.3%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선진국은 -6.1%로 곤두박질하고, 신흥개도국도 -1.0%로 역성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도 -1.2%로 역성장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한마디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여부를 막론하고 플러스 경제성장률은 꿈도 꾸지 말라는 뜻이다.

코로나19의 팬데믹을 계기로 주요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과감한 경기부양 조치를 시행한 덕분에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의 불안정성이 다소 진정되고 있으나, 실물 경제의 침체는 이제부터 시작이란 의미다. 우리 정부의 경기진단과도 다르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도 주초 국무회의에서 "경제적으로는 본격적인 위기가 시작되는 단계다. 세계 경제와 함께 우리 경제 역시 충격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도 그럴 것이 과거 금융부분에서 충격과 달리 이번에는 노동 공급이 중단되고 사업장이 폐쇄되면서 공급망에도 심각한 차질이 불거졌다. 이를 계기로 각국에서 실업률이 치솟고 산업활동과 수출 등 각종 실물지표도 둔화하기 시작했다.

그나마 코로나19에 대한 방역과 정책당국의 발 빠른 대응으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락 폭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IMF도 한국의 전방위적 접근과 신속한 경기 대응 정책이 국내 경기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완화했다고 평가했다.

IMF의 지적처럼 한국의 높은 대외의존도를 고려할 때 주요 교역국의 급격한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락은 한국 경제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대외수요 부진이 심화할 경우 한국의 경제성장률도 더욱 낮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 한국 경제의 최종 버팀목 역할을 했던 것은 수출이다. 한국이 1997년 외환위기를 조기에 극복할 수 있었던 것도 당시 원화 약세에 기댄 수출의 역할이 컸다. 국내에서 아무리 어려운 경제 상황이 전개돼도 수출이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경제 위기를 극복한 셈이다.

최근 수출도 심상치 않은 모양새다.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에서 수출이 어려우면 경제도 나빠질 수밖에 없다. 3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0.2% 감소에 그치면서 코로나19에도 선방했으나, 4월 들어 지난 10일까지 수출이 18.6% 추락했다. 코로나19로 주요국에서 공장가동이 중단되면서 영향을 직접 주고 있다.

해외발 수요부진이 수출 둔화로 이어질 경우 기업들의 생산이나 투자도 위축될 수밖에 없고, 결과적으로 내수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다. 글로벌 경제가 동반침체의 수렁에 빠질 가능성이 커졌다. 더욱이 일자리도 문제다. 여기저기에서 기업구조조정 논의가 현실화하고 있다. 자칫 대량실업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경제문제를 넘어 사회적인 갈등으로 비화할 여지도 커졌다.

정치권의 역할도 커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다행스럽게도 21대 총선이 마무리됐다. 그 결과를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지만, 앞으로는 여야 모두 한 표 한 표에 목숨을 걸고 당리당략을 위해 움직일 것이 아니라 우리 앞에 닥친 국난을 극복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정책금융부장 황병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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