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0일(이하 미 동부 시각)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국제 유가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충격 등에 하락했다.

미 국채 가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에 국제 유가가 대폭락한 영향으로 상승했다.

달러는 코로나19 낙관론이 지속하지 못하고 다시 안전 선호가 높아져 상승했다.

뉴욕 유가는 선물 만기를 앞두고 수요 급감 및 원유 저장공간 부족 우려가 겹치며 사상 최초로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등 대폭락했다.

서부텍사스원유(WTI) 5월물 가격은 이날 배럴당 마이너스(-) 37.63달러까지 떨어졌다. 전일 대비 낙폭은 무려 300%를 넘었다. 유가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이런 비정상적인 상황은 5월물 WTI가 다음날 만기가 되는 만큼 해당 계약을 청산하고 6월 등 원월물 계약으로 옮겨가는 거래가 이어진 탓으로 풀이된다.

5월 WTI 선물 매수 세력은 정유사나 항공사 등 실수요자들이지만, 수요 급감과 저유시설 고갈로 수요자가 없는 상황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미국 정부의 중소기업 추가 지원을 두고도 논란이 지속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전일 인터뷰에서 중소기업 추가 지원 법안이 이날 상원을 통과하고, 다음 날 하원에서 가결될 것으로 기대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상원은 3천700억 달러 규모 중소기업 지원 등을 포함한 추가 부양책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미 정부와 민주당은 다음날 상원 통과를 다시 시도할 방침이라고 CNBC는 전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92.05포인트(2.44%) 하락한 23,650.4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51.40포인트(1.79%) 내린 2,823.1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도 89.41포인트(1.03%) 하락한 8,560.73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유가 흐름과 기업 실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도입된 봉쇄 조치 완화 가능성 등을 주시했다.

유가가 또다시 기록적으로 폭락하면서 위험자산 전반의 투자 심리를 저해했다.

5월 WTI 움직임이 특수한 상황을 반영한 만큼 증시에 그만큼의 충격이 곧바로 전해지지는 않았지만,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6월물 WTI도 가격은 배럴당 20달러대를 유지했지만, 전장 대비 낙폭이 18%를 넘는 등 마찬가지로 불안했다.

장 초반의 유가 폭락에도 나스닥이 상승세로 돌아서는 등 증시는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보였지만, 장 후반 유가가 끝내 마이너스까지 떨어지자 재차 반락했다.

이번 주부터 기업 실적 발표가 본격화하는 점도 불안 요인이다. S&P 500 기업 중 약 100개가량이 실적을 내놓을 예정이다.

특히 델타 항공 등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받은 항공사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어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높아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유나이티드항공이 정부에 지원을 신청하면서 1분기 21억 달러의 손실이 예상되는 것으로 보고했다고 전했다.

손실 규모는 금융위기 이후 최대라고 저널은 설명했다.

미국 등의 점진적인 경제 재개에 대한 기대는 유지되고 있다.

텍사스 등 미국 일부 주는 이번 주부터 봉쇄 조치를 일부 완화키로 했다.

유럽 일부 국가도 봉쇄 완화 움직임을 보인다.

그러나 경제 재개 이후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가팔라지는 이른바 '2차 확산'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2차 확산이 실현되면 코로나19 상황이 더 장기화하면서 경제 충격파도 더 커질 수 있다.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제약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독일 경제가 심각한 침체를 경험하고 회복도 빠르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날 업종별로는 유가 폭락으로 에너지가 3.29% 하락했다. 재료 분야도 2.54% 내렸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부진했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은 지난 3월 전미활동지수가 -4.19로, 전월의 0.06에서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시장 변동성이 지속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피에라 캐피털의 캔디스 뱅순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전 세계 코로나19 확산이 정점을 찍고 언제 경제 활동이 재개될 수 있을 것인지가 더 명확해질 때까지는 지속적인 강세장으로 진입하기 이르다"면서 "지난달 목격했던 것과 같은 큰 변동성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4.89% 급등한 43.83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각)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3.0bp 하락한 0.625%를 기록했다.

통화 정책에 특히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0.4bp 내린 0.200%에 거래됐다. 2011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4.2bp 떨어진 1.234%를 나타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45.1bp에서 이날 42.5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미국과 글로벌 경제에 계속되는 스트레스 속에서 국제 유가가 급기야 마이너스로 급락해 안전자산인 미 국채 값을 끌어올렸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이날 305% 폭락한 배럴당 -37.63달러에 마감됐다. 코로나19로 수요가 급감하고 공급이 넘치는 상황에서 만기를 하루 앞둔 거래 이벤트까지 겹치면서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이 영향으로 향후 10년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평균 인플레이션인 10년 BER(Break Even Rates)는 8bp 내린 0.94% 수준으로 떨어졌다.

국제 유가가 내려가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줄어든다. 인플레이션은 채권의 고정금리지급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어 국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최근 지속하는 유가 등 낮은 원자재 가격은 글로벌 경제 침체 등 코로나19에 따른 전례 없이 약한 수요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특히 원유를 수출하는 이머징마켓 국가와 미국 셰일유 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유럽 일부국 등에서 코로나19의 경제 피해가 더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한 경제 봉쇄 완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봉쇄 조치가 기업 활동과 소비 지출에 부담을 줬지만, 전문가들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기업활동 제약 등의 완화가 성장에 순전히 긍정적일지는 불분명하다고 보고 있다.특히 섯부른 완화는 재감염이라는 2차 확산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안전자산 선호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제프리스의 토마스 시몬스 선임 머니마켓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는 코로나19 셧다운이라는 확실한 최악의 단계에 있다"며 "아마도 실업급여 신청이 급증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지표는 순환적인 경기 하강이 아니라 정부의 셧다운 지시 때문"이라며 "일단 셧다운이 끝나면 지표는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BMO 캐피털의 이안 린젠 미 금리 대표는 "원유 소비가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이 적어도 단기적인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훼손하는 것은 분명하다"며 "세계 경제가 결국 가동을 위해 다시 문을 열게 되면 에너지 가격이 상당히 낮아진 수준에서 새로운 기준을 만들 것이라고 가정하기는 약간 이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세계 석유 수요가 급감한 현실은 새로운 정보가 아니어서, 국제 유가 때문에 10년 국채수익률이 최근 레인지에서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유가 선물이 폭락했지만, BER은 놀라울 정도로 안정적인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베스코의 폴 잭슨 자산 배분 리서치 대표는 "시장은 단기적인 충격 뿐만 아니라 얼마나 오랫동안 시스템에 영향을 미칠지도 과소 평가하고 있다"며 "시장은 완만한 침체 정도로 여기지만, 금융 위기와 훨씬 더 유사한 침체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미국 동부 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7.79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7.581엔보다 0.209엔(0.19%) 상승했다.

유로화는 달러에 유로당 1.08579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08702달러보다 0.00123달러(0.11%) 하락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16.99엔을 기록, 전장 116.93엔보다 0.06엔(0.05%)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25% 오른 100.007을 기록했다.

코로나19의 경제 충격이 더 암울할 것이라는 우려가 지속하는 가운데 국제 유가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나타냈고, 전 세계 경제 재개 움직임에 대한 경계의 시각이 짙어져 달러가 다시 상승했다.

지난 2주 동안 코로나19의 긍정적인 면을 봤던 시장이 다시 우려 쪽으로 돌아섰고, 위험 통화 랠리 열기는 식었다. 국제 유가가 대폭락해 유가에 민감한 캐나다 달러와 노르웨이 크로네, 러시아 루블이 일제히 하락했다.

웨스트팩의 신 칼로우 외환 분석가는 "낙관론이 직면한 장애물이 상당히 크다"며 "2분기의 3주째에 접어든 상황에서 전 세계가 몇십 년 사이 최악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모멘텀이 약간 더 위험 선호와 함께 갈 수 있지만, 매우 깨지기 쉽고 곧 후퇴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내셔널 오스트레일리아 은행의 레이 아트릴 외환 대표는 "시장은 제한적인 수준이라도 잠재적 완화가 그렇게 짧은 기간에 올지 예상하지 못했지만, 위험 심리는 예전만큼 긍정적이지 않다"며 "위험 선호나 위험 회피에 있든지 없든지, 이를 초월할 수 있는 규모의 달러 수요가 있고, 안전 피난처로 상당한 뒷받침도 여전히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자들이 달러를 선호해 유로도 다시 하락했다.

ING의 분석가들은 "유럽연합 지도자들이 목요일 코로나19 경제 대응 합의에 실패하면 유럽중앙은행이 이탈리아 채권 매입을 통해 부채 위기와 유로 약세를 막을 것"이라며 "유로존 부채 위기 재발 우려가 최근 몇 주 채권과 외환시장을 괴롭혔다"고 말했다.

이들은 "ECB가 이탈리아 채권을 2.00% 수익률에서 매수하고 보호한다는 느낌이 든다"며 "오는 27일 유럽연합 정상회의에 이목이 쏠리는데, 유로존 남부 국가들이 제안한 공동채권 발행에 합의하지 못해도 새로운 회복 기금은 승인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MUFG 은행의 리 하드만 통화 분석가는 "유가가 다시 급락함에 따라 캐나다 달러, 노르웨이 크로네, 러시아 루블 등 `원유 통화'가 매도 압력을 다시 받고 있다"며 "감산 합의에도 코로나19에 따른 유례 없는 수요 감소로 원유 재고는 저장 공간 한계를 시험받고 있는데, 브렌트는 현금 비용 수준인 배럴당 20달러, WTI는 10달러 미만으로 하락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주는 각국 정부가 경제봉쇄 완화의 잠정적인 단계로 나아가고 있는 중대한 시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격리 조치를 해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유럽 일부 국가도 완화 움직임을 보인다.

위험에 민감한 호주 달러는 하락했지만, 뉴질랜드 달러는 전국 봉쇄령 해제 계획에 소폭 상승했다.

페퍼스톤의 크리스 웨스톤 리서치 대표는 "폭풍의 눈으로 들어가고 있다"며 "시장이 바이러스 헤드라인에 덜 초점을 맞추기 시작하거나 최소한 더 좋은 뉴스에도 덜 민감하게 반응하게 될 때, 경제와 지급 능력에 대한 지속적인 영향에 더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55.9달러(306%) 폭락한 -37.6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 선물 가격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원유 수요 감소와 저장공간 우려, 선물 거래 만기를 앞둔 갈아타기 움직임 등을 주시했다.

5월물 WTI는 다음날 만기를 맞는다. 만기를 앞두고 6월물 등 원월물로 갈아타는 움직임이 지속하면서 5월물 WTI는 폭락세를 나타냈다.

이미 지난주 후반부터 원월물로 교체가 상당수 진행된 만큼 거래량도 부족한 가운데 폭락세가 이어졌다.

만기를 앞둔 만큼 실물을 인도할 의지가 있는 실 수요자가 이를 매도 물량을 받아줘야 하지만, 저장공간 부족 등으로 매수세가 실종된 상황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CNBC는 "만기를 앞둔 선물의 유일한 매수 세력은 정유사와 항공사 같은 실물 인도가 필요한 수요자지만, 저장공간이 가득 차 그들은 원유가 필요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라보뱅크 등에 따르면 미국 WTI의 허브인 오클라호마 쿠싱 지역의 원유재고는 5천500만 배럴을 넘어섰다. 사상 최고치인 2017년 4월의 6천900만 배럴에 바짝 다가섰다고 라보뱅크는 분석했다.

또 젠스케이프의 보고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쿠싱 지역 재고는 6천100만 배럴에 달해 최대 저장용량의 69%가량에 달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라이젠 인터내셔널의 스티브 푸켓 회장은 또 "글로벌 원유 저장공간이 빠르게 차고 있으며, 최대 용량의 70%를 넘어섰다"고 분석했다.

최근 유가 폭락으로 트레이더들이 유조선이나 다른 저장공간을 빌려 현물을 담아두는 일종의 차익 거래를 늘린 점도 저장 공간이 부족해진 이유로 풀이된다.

현물 원유를 사들일 경우 이를 저장하기도 어려운 만큼 가격이 아무리 내려가도 매수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의미다.

거래가 활발해진 6월물 WTI는 5월물에 비해 가격이 훨씬 높은 수준을 유지하기는 했지만, 역시 큰 폭으로 떨어졌다.

마켓워치 따르면 6월물 WTI는 전장보다 18.3%가량 급락한 배럴당 20.03달러에 마감했다.

CNBC에 따르면 7월물 WTI는 11%가량 내린 배럴당 26.18달러를 기록했다.

5월물 브렌트유 선물은 8.9% 내린 배럴당 25.58달러에 거래됐다고 CNBC는 덧붙였다.

한편 다우존스는 정규 시장이 종료된 이후 사우디아라비아가 감산 이행 시점을 기존에 예정된 5월 1일보다 앞당겨 최대한 빨리 시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5월물 WTI의 대폭락은 수요 및 저장공간이 마른 상황에서 만기가 겹치면서 발생한 이례적인 움직임으로 풀이되지만,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유가의 하락 압력은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RBC 캐피탈마켓의 헤리마 크로프트 글로벌 원자재 전략 대표는 "여전히 수요처를 찾지 못한 원유가 해상이 많이 떠 있다"면서 "현시점에서는 원유시장의 어떠한 단기적인 안도 요인도 찾아보기 힘들며, 단기적으로 유가에 대해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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