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메리츠증권은 국내 주요 증권사 중 실물자산에 대한 신용 익스포저 규모가 가장 큰 회사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셀다운 지연도 재무 건전성과 유동성에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메리츠증권의 실물자산 신용 익스포저는 1조3천954억원으로 자기자본 3조6천439억의 38.3%를 차지했다.

이중 해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저가 6천794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선박과 항공기 금융에서 발생한 익스포저도 각각 4천702억원, 2천458억원으로 집계됐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영향이 운송과 여행, 숙박업 등에 집중되는 만큼 향후 실물자산 투자액을 온전히 회수할 수 있을지에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라며 "미국과 유럽 등 해외 PF 사업장 관련 모니터링과 셀다운 지연 여부 확인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우발채무를 활용한 국내외 부동산 PF가 확대하면서 채무보증액도 급속도로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메리츠종금 우발채무는 총 8조5천327억원으로 지난 2017년 4조8532억원과 2018년 6조6천405억원에 비해 크게 늘었다.

우발채무 중 38% 이상인 3조2천830억원은 신용공여로 분류되는 매입확약 계약이었다.

이에 따라 신용위험액은 전년 8천969억원에서 지난해 1조5천331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같은 기간 총위험액도 1조3천775억원에서 2조3천382억원으로 늘어난 상황이다.

이 외에 투자자 예수금인 예수부채가 줄어든 반면 차입 부채가 많이 늘어난 점도 향후 재무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메리츠종금의 예수부채는 지난 2017년 3조693억원을 기록한 이후 하락세를 보였다. 2018년 메리츠증권의 예수부채는 2조2천189억원이었으며 지난해에는 2조941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차입부채는 8조5천억원에서 11조2천419억원, 지난해에는 14조8천443억원으로 급증했다.

차입부채는 금융회사가 다른 기관으로부터 빌린 돈이나 사채 발행 등을 통해 조달한 돈이다.

수신기능이 있는 은행과 증권, 보험사들도 예수부채만으로 자금 조달이 어려울 경우 차입부채를 활용한다.

향후 대출채권 회수 위험과 채무 상환 리스크 등에 대비해 적립하는 대손준비금도 크게 증가했다.

메리츠증권의 지난해 대손준비금은 2천228억원이며 전년 잔액은 1천631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손준비금이란 금융사가 대출채권을 회수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적립해두는 금액이다.

K-IFRS가 도입된 이후 실제로 확정되지 않은 손실은 대손충당금에 포함되지 않지만, 손실에 대비한 금액을 대손준비금이란 계정과목으로 분류해 적립한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차입부채가 증가한 것은 기업금융에서 대출채권 규모가 증가한 것이 주요 원인"이라며 "회사채와 CP의 경우 만기가 대부분 1년 이상이며 장기차입금 비중이 높아 자금 조달의 안정성이 강화됐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충분한 대손충당금에도 금융투자업자 규정에 따른 대손준비금을 추가로 적립하고 있어 자본의 손실 흡수능력이 안정적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우발채무와 대출금 및 미수금, 리스자산 등에 추정손실액이 과거대비 줄어들면서 자산 건전성에 대한 우려는 다소 경감했다.

메리츠증권의 '추정손실' 자산은 지난 2017년 283억원에서 이듬해 302억원으로 늘었지만 지난해 255억원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회수의문'으로 분류되는 자산도 지난 2017년 79억원에서 지난해 6억으로 대폭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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